*앞서 말한 바와 같이, 나는 오래 전부터 실생활에 있어서는, 매우 불확실한 것임을 알고 있는 의견들을 마치 그것들이 의심할 것이 아닌 양 따르는 것이 가끔 필요함을 깨닫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오로지 진리 탐구에 몰두하고자 하기 때문에, 이와 아주 반대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즉, 조금이라도 의심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을 절대로 거짓된 것으로서 버리고 이렇게 한 후에 전혀 의심할 수 없는 어떤 것이 내 신념 속에 남지 않을는지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이리하여 우리의 감각이 때때로 우리를 속이기 때문에, 감각이 우리의 마음 속에 그려 주는 대로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나는 상정하려 하였다. 그리고 기하학의 가장 단순한 문제에 관해서도 추리를 잘못하여 여러 가지 오류 추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나도 다른 누구 못지않게 잘못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서, 내가 전에 논증으로 보았던 모든 추리를 잘못된 것으로서 버렸다. 그리고 끝으로, 우리가 깨어 있을 때에 가지는 모든 생각과 똑같은 것이 우리가 잠들고 있을 때에도 우리에게 나타나는데, 이때 참된 것은 하나도 없음을 생각하고서 나는 여태껏 정신 속에 들어온 모든 것이 내 꿈의 환상보다 더 참되지 못하다고 가상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금방 그 뒤에 그렇게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하는 동안도, 그렇게 생각하는 나는 반드시 어떤 무엇이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있다라는 이 진리는 아주 확고하고 확실하여, 회의론자들의 제아무리 터무니없는 상정들을 모두 합치더라도 이것을 흔들어 놓을 수 없음을 주목하고서, 나는 주저없이 이것을 내가 찾고 있던 철학의 제1원리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30)
[방법서설 * 성찰]. 최명관 역. 서광사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진술의 진리를 의심할 수 없다고 했을 때, 이 진술의 각 낱말들의 의미를 그가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가정되어 있지 않을까? 기억이 과거에 그를 속인 적이 있다면, 그 기억이 여기서도 그를 잘못 이끌고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점을 정곡으로 찌른 사람은 니체다. 니체의 [선악을 넘어서]를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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