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마코스 윤리학, 최명관 역(을유)
Nichomachean Ethics, W. D. Ross (in Introduction to Aristotle), Modern Lib. (080913)
아리스토텔레스라는 바다를 항해하는 본격적인 첫 걸음은 대단히 힘겨웠다. 많은 부분 나의 게으름의 탓으로 돌려야 하겠으나, 내 능력의 부족과 번역의 불친절함(철학이라는 것이 기본적인 바탕 지식을 요구한다는 점,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먼 옛날의 인물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도 한 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잡은 지 두 달이 지나서야 겨우 끝낼 수 있었고, 긴 시간 조금씩 조금씩 읽어나가다 보니 내용도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는다.
부족한 대로 책 내용을 대략적으로나마 정리해 본다면, 제목이 시사하는 바처럼 이 책은 윤리학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니코마코스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아리스토텔레스가 강의한 내용을 제자인 니코마코스가 정리 편집한 때문이라고 조요한은 말하고 있다(228)), 그 핵심 항목은 미덕이나, 실천적 지혜, 쾌락, 우정, 행복 등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글과 생각이라는 것이 시대의 산물이라는 측면을 벗어날 수 없듯이, 아리스토텔레스의 글에서도 시대적인 편견을 많이 읽을 수 있었고, 또 무엇보다도 이성중심주의(logocentricism)적인 사고를 중심으로 글을 전개해나가고 있었다. 정통 철학이 안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 중의 하나는 우리의 의식의 산물인 글과 실제 세상(대상)과의 차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생각은 그 근본부터 위태로움을 잘 인식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반성이 부족하다는 말이 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나의 지적은 그러니까, 인간 의식의 발달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말이다. (이 부분에 대한 나의 생각을 계속 정리하고 전개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인간으로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올바른 길을 추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인데, 그 대답은 단순하지 않다. 플라톤처럼 ‘숙고하는 활동(contemplative activity)이 최고의 행복(535)’이라고 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결론은 인간 삶의 다면적 측면을 경시하고, 육체가 갖는 중요성을 얕잡아 본 이성주의의 발로라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어쨌거나 다소 딱딱한 윤리학의 원전 하나를 읽었다는 것에서 일차적인 위안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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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전규,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천적 지혜], 서광사 참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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