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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여는 말

평화

by 길철현 2021. 4. 29.

호숫가 마을의 큰 느티나무 그늘 아래 

한 사내가 미동도 없이 잠들어 있다

호수를 건너던 바람은 물 위에서 반짝 빛나다가

잠든 사내의 코끝에 잠시 머물다

느티나무 잎사귀를 살랑 흔들어 보기도 한다

사내가 잠든 사이

코로나가 창궐하고

빙하가 다 녹아내리고

핵무기의 섬광이 하늘을 뒤덮어도

사내의 주위엔 고요한 숨소리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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