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 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 시장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 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아닌 시인이라고.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민음사, 1982)
- 이 시가 내 가슴에 와닿는 이유는 “생활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 소상인, 날품파는 사람, 한 푼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남대문 시장까지 장보러 온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이상화하고 긍정적으로 바람봄으로써, 삶에 대한 강한 긍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태를 그대로 시화 했다기 보다는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 그 이상적인 시각으로 현실을 바라보려는 시인의 강한 의지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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