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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여행이야기

배론성지[충북 제천시 봉양읍 구학리](20230530)

by 길철현 2023. 6. 11.

[탐방기] 지난 여름 한국 천주교의 발상지인 천진암을 찾은 것은 뜻 깊은 일이었다. 국내에는 천주교 성지가 여럿 있고, 이곳 배론 성지는 나에게는 황사영이 토굴에 숨어 지내며 백서를 썼던 곳으로 유명하다(배론이라는 지명은 이곳이 배 밑바닥을 닮았다는 데에서 왔다고 한다). 조선 왕조의 천주교 박해는 절대왕정이 이질적인 요소를 받아들이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면, 황사영이 종교적 자유를 위해 외세를 끌어들이려 한 것이 어느 정도 정당화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종교 자체보다는 역사적 사건이 있었던 장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곳이다. 양주의 황사영 묘에도 가보았으므로 김훈의 [흑산]에 등장하는 황사영의 자취는 어느 정도 밟은 셈이다. 이곳은 또 우리나라 두 번째 신부인 최양업 신부의 묘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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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3월 2일 충청북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재단법인 천주교원주교구에서 소유, 관리한다. ‘배론’은 이곳의 지형이 배 밑바닥과 같은 모양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천주교 박해시대의 교우촌으로 조선 후기 천주교도 황사영(黃嗣永:1775∼1801)이 머무르며 백서(帛書)를 썼던 토굴과 최양업(崔良業:1821∼1861) 신부의 묘가 있으며, 성 요셉 신학교가 세워진 곳이다.

1801년(순조 1) 신유박해(辛酉迫害)가 일어나자 천주교 박해가 시작되어 권철신(權哲身)·이가환(李家煥)·이승훈(李承薰)·정약종(丁若鍾)·주문모(周文謨) 등이 처형되었다. 이때 많은 천주교도가 구학리 배론 산골에 숨어살았다. 황사영도 배론에 숨어 있었는데, 그는 조선교회의 박해 사실을 자세히 기록하고 신앙의 자유와 교회의 재건 방안을 호소하는 백서를 써서 황심(黃沁)·옥천희(玉千禧)에게 중국에 가는 동지사(冬至使) 일행을 따라가 베이징[北京] 주교에게 전달하려다 발각되었다. 이 배론의 토굴에서 쓴 밀서를 황사영백서라고 한다.

1856년(철종 7)에는 프랑스 신부들이 이곳에 한국 최초의 신학교인 성 요셉 신학교를 세우고 성직자를 양성하였으나, 1866년 병인박해(丙寅迫害)로 신부들이 처형당하고 신학교가 폐쇄되었다.

조선 천주교사상 두번째로 신부가 된 최양업도 이곳에서 1861년 순교하였는데 뒷산에 그의 묘가 있다. 배론은 전국 각지의 성지순례 신자들이 끊임없이 찾는 한국 천주교의 성지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제천 배론성지 [堤川 舟論聖地]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