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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여는 말

엄마와의 대화 20230722

by 길철현 2023. 7. 22.

[다리 들기]

엄마, 다리 들기 하세요.

힘들어 못하겠다.

오만 원 드릴테니 하시죠.

안 한다.

십만 원 드릴 게요.

안 한다.

백만 원이면 되나요?

백만 원 딱 내놔라.

운동 하고 난 다음에 드릴 게요.

안 된다. 딱 내 놔야 하지.

 

(백만 원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운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재작년 11월 엄마의 보행 능력이 지금보다 좋았을 때 보행기를 잡고 

걷기 운동을 하던 중 비슷한 상황이 발생해,

내 방으로 십만 원을 가지러 간 사이에 

엄마가 넘어져 대퇴부 골절이 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엄마는 수술을 하고 8개월 간 병원 생활을 해야 했다.)

 

[걷기 운동]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은 일단 내가 엄마를 자리에서 들어올려 보행기를 

잡게 하면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내가 뒤에서 엄마를 부축해야 한다. 

그런데, 엄마는 이 피할 수 없는 운동을 할 때마다 등이 가렵다고 한다. 

힘겨운 상황에 대한 방어기제라고 해야 할까? 엄마는 끈덕지게 긁어달라고

하지만 나는 매몰차게 무시한다. 그게 일종의 꾀병?이라고 생각하기에)

 

아, 등더리 건지러버 미치겠다. 빨리 끌거라. 끌거.

엄마, 백만 원 주면 긁어 드릴 게요.

그래, 끌거면 줄 게, 빨리 끌거라. 끌거. 건지러버 미친다.

백만 원 현찰로 딱 내 놓으세요.

준다카이. 빨리 끌거라. 

백만 원 현찰로.

이기 아구통을 한 방 날려야 말을 듣나? 빨리 안 끌나.

날려 보세요.

(엄마는 보행기를 잡고 서 있기도 힘겨운 상태이다.)

제발, 끌거라. 사람이 미쳐나가는 데 뭐 하노?

엄마, 걷는데 집중하세요.

치았뿌라. 

나야 답답할 거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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