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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여행이야기

탄금대[충북 충주시 탄금대안길 105/칠금동 산1-1](20230902)대흥사

by 길철현 2023. 9. 13.

[소개]

[탐방기] 충주 시내에서 일박을 하고 충주호를 찾기 전에 먼저 탄금대를 찾았다. 탄금대를 정확히 언제 찾았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군 복무 중, 혹은 그보다 전에) 한 번은 찾았다. 걸어서 들어가는 길이 꽤 길었던 기억이 있다. 대학 시절 과 문예창작반 동아리의 후배가 '탄금대에서'라는 시를 쓴 것도 기억이 난다. 이날 아침 나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탄금대안길로 걸어들어갔다. 길 양쪽에는 장성한 소나무들이 열을 지어 서 있었고, 또 중간중간에는 조각품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우륵 추모비
조웅 장군?
신립 장군은 왜 탄금대에 배수진을 쳤을까?

신립 장군이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친 까닭은 전세가 여의치 않아 퇴로를 차단 사생결단의 각오로 전투에 임한 것이라는 것이 현재 정설로 내려오는 모양이다. 일본군의 조총이라는 신무기와 군사력 앞에 전군이 몰살당하고만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 그런데, 나는 고등학교 시절 교감선생님으로부터 들었다고 기억하고 있던 전설 하나(기록을 보니 실제로는 동네 친구에게서 들은 모양이다)를 오래도록 마음에 품고 있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기'에서 이 부분을 발췌해 옮겨본다. 

 

교감 선생님께서는 이 문경세재에서 왜 신립장군이 패하고, [탄금대에] 배수진을 쳤는지는 모를 일이라고 하셨다. (비록여기서 패해서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난 그 때 내 친구 영수[동네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를 경제[반 친구]에게 해주었다.

권율 장군에게는 두 사위가 있었다하나는 이항복이고하나는 신립이 아닌가이항복으로 말하면 괴짜이고사람이 능글맞다고나 할까모든 일에 편하고 낙천주의적이라고 할 것 같으면신립은 조금이라도 나쁜 일이이라도 있으면 못참고타협을 모르는 외골수적인 사람이다.

이항복은 자기가 감찰을 나갔다가술집 주모가 하룻밤 같이 자기를 청했는데그 여자는 보기 드문 추녀였다그러나이항복은 기꺼이 받아들였는데신립은 그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권율이 자기 이야기를 들으면이항복을 나무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기가 사냥을 하러 갔을 때혼자 길을 잃고 헤매다가절세가인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여자가 하룻밤 같이 자기를 청했는데도 뿌리쳤다는 것이다.

그러자이야기를 다 듣고 난 권율은 아무 말도 없었다.

(권율의 딸은 하나였다고 하는데이항복이 이 집 사위였고신립도 이 집과 관련이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이항복:오성이덕형:한음)

본론으로 들어가면신립에 대한 이야기지만시작하겠다.

어느날하루는 신립이 사냥을 갔는데그만 부하들과 헤어져서 길을 잃고 말았다컴컴한 길을 가다 보니산중에 불이 반짝 집이 한 채 있었다.

주인이 나오는데 보니절세미인이었다.

하룻밤 묵기를 청했으나그녀는 거절했다그러나안 되는 이유를 캐어물으니오늘밤우리 부모님을 모두 죽인 산적이자기를 데려간다는 것이었다신립은 검술에 뛰어난 장수인지라염려 놓으라고말하고 산적이 오기를 기다렸다뛰어들어오는 산적을 보니 키는 장승만큼이나 컸고얼굴도 무시무시했다그러나단 한 화살로 정통으로 가슴을 꿰뚫어 그 산적은 일순에 죽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신립이 집을 나서려는데그 여자가종이라도 좋으니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그러나신립은 뿌리치고 나오는데그녀는 정이 그러면 나는 죽겠다고 하는 것이었다신립이 그대로 나오다가 뒤돌아 보니그녀가 지붕위에 올라가신립을 부르더니 뛰어내리는 것이 아닌가?

급히 달려갔지만이미 때는 늦었다그 여자는 숨이 끊어진 뒤였다무덤을 만들어 묻어준 뒤돌아서 산을 나왔는데이야기는 그 뒤가 중요하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신립은 문경세재를 지키게 되었는데일본군은 이곳을 지날 때자기의 병사 반이 죽을 각오로 온 것이다.

드디어일본군의 공격이 있기 전날 밤신립은 꿈을 꾸었다자기가 구해줬다가죽은 그 여인이 나타나내일 싸움에 이기려면 저 뒤에 있는 강에 가서 배수진을 치라는 것이다신립의 그 여인이 자기에게입은 은혜를 갚으려나보다 하고부하 장수들을 모아 배수진을 치라고 했다그러나모두 반대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지만 신립은 기어코 배수진을 쳤다그러나결과는 무엇인가모두 일본군의 조총 앞에 쓰러지고신립 자신도 죽고 말았다.

여자의 한이 이토록 무서운가이 전설은 좀 말이 되지 않는다아무리 그래도 자기를 구해줬고자기 스스로 죽은 처지에그렇게까지 복수할 것은 무언가? [맞춤법만 조금 수정 했음]

권태응 '감자꽃' 노래비
최남선이 지은 탄금대기 기념 비석

탄금대의 백미인 열두대에서 바라본 풍경은 사실 찬탄을 자아낼 만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충주호의 어디를 보아도 이만한 혹은 이를 능가하는 경관이 많으니까. 명성에 비해 심금을 울리지는 못했다.

탄금대교와 우륵대교
웻지52 웨딩카페 들어가는 길

[대흥사]

망원 렌즈를 설치, 만반의 준비를 하고 새를 찍으려는 부부(사진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처음으로 출사를 나왔다고 하던데.
70년대? 모습

대흥사를 돌아 다시 출발 지점으로 왔다. 탄금대에서 비경을 기대한다면 실망스럽겠지만, 우륵과 신립의 역사의 현장으로 가볍게 송림을 거닌다는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좋은 시간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