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머의 방

눈길잡상

by 길철현 2017. 12. 20.


눈길잡상


(요 며칠 서울에 눈이 잦네요. 어제 점심을 먹고 집 부근 초안산 산책을 하다가 문득 몇 자 떠올라 적어보았습니다.)


과대망상


개는 개발자국을 찍고

사람은 사람발자국을 찍고

나는 신발자국을 찍고



자기비하


내 신발자국은

아기의 그것보다 작다


피해망상


눈이 나를 무차별적으로 구타한다

온몸이 하얗게 멍든다


불안장애


다음 걸음은 필시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허방


색정광 투사


저것들이 백주 대낮에 눈 위에서



언어유희


눈이 눈에 취해서 어느새 누운


'유머의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짧은 데 웃긴 아니 이상한 이야기  (0) 2018.01.17
짧은 데 웃긴 이야기  (0) 2018.01.13
I'm from mountain  (0) 2016.12.14
나이가 어떻게 되나요? (실제로 있었던 일)  (0) 2016.06.21
처제의 일기장 (퍼온 글)  (0) 201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