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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이야기

2018 탁구 일지 -- 서비스 패턴의 파악, 리시브, 선구안

by 길철현 2018. 9. 29.

[꿈]


(어젯 밤) 나만이 알고 있는 비경, 폭포수가 흐르는 그런 곳인데, 그곳을 누군가와 찾아갔던가? 그러다가 탁구를 치는 사람들이 있어서 나도 한 게임을 하게 되었는데 내 라켓이 없다. 같이 쳐야 하는 사람들은 나보다 실력이 한참 낮은 사람들이라 웬만한 라켓이라도 그냥 잡고 치면 될 터인데, 꿈에서는 내 라켓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마침 고등학교 학생들 수업 때 들고다니는 라켓 가방이 내 손에 있었다. 학생들을 위해 나는 라켓을 열 자루 이상 들고 다니고 그 중에는 내 레슨용 라켓도 있어서 그걸로 시합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라켓 또한 보이지 않았다.


(그저께 밤) 오랜만에 십 년 가까이 내 레슨 코치였던 백관장을 찾아갔다. 그런데 그의 탁구장은 실내가 아니라 공장 같은 부지 한 쪽에 있는 실외였다(탁구장이 실외라니). 땅 한 쪽에서는 물이 용솟음치고 있었다. 백관장은 레슨 회원이 준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거기에서는 탁구를 칠 수가 없어서(탁구대가 없었을 수도 있다) 우리는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탁구를 치기로 했는데, 탁구를 잘 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틀 연속 탁구와 관련된 꿈을 꾼 것을 보면(잠을 많이 자서 꿈에는 그 밖의 다른 내용들도 있지만) 탁구가 내 삶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 하는가 하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논문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고, 공부가 하기 싫어서 자꾸만 밖으로 떠돌면서도, 탁구는 일 주일에 세 번 꾸준히 쳤다. 그 생활이 일 년은 된 듯하다.


워낙 선재 공격이 좋은 석태와 탁구를 치면서 수비를 위주로 하는 탁구를 치면서 꽤 승률이 좋았는데, 그것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는 듯해서 좀 더 공격적으로 탁구를 치려고 하다보니 선구안(공을 보는 눈)이 안 좋은 데다가 - 노화로 인해 시력 자체가 나쁜 것도 있다 - 공수의 전환이 어려워서 오히려 승률은 좀 떨어진 그런 느낌이다. 어떻게 보면 내 탁구를 수비를 기반으로 한(특히 백핸드 쪽) 포핸드 스트록(스매싱) 정도라고 해야 할 듯하다.


현재 좀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은 리시브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어차피 수비수와의 게임은 별로 칠 기회도 없고 해서 어려울 수밖에 없다면, 새로운 상대와의 시합에서는 내가 얼마나 리시브를 잘 해내는가 하는 것(그것은 상대방의 서비스 패턴을 파악하는 능력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으리라)이 가장 큰 관건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좀 수비적으로 친다면 원빵만 맞지 않는다면 상대방의 공격을 못 박아낼 이유가 없다.


다시 말해서 게임을 풀어나가는 능력, 상대방을 파악하는 능력, 이런 것에 좀 더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낯선 상대와의 시합은 피차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것을 '고래 힘줄'같은 끈기로 버텨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