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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이야기

전국 대회 유감 (탁구 사랑회) 070816

by 길철현 2016. 4. 21.


遺憾이 아니라 有感이지만, 遺憾이나 有感이나 모두 유감이니, 그 놈이 그 놈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이번 전국 대회는 우리 탁사가 처한 현실적 문제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회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동안 YB는 대학 탁구의 강팀으로 다른 대학들을 두려움에 떨게 해왔었는데(1996년 남자 YB 가 전국 대회에서 우승을 한 이래로, 지속적으로 성적을 내어왔고, 2005년 경인 지역 대회에서는 YB 남녀 단체전 동반 우승이라는 감히 넘보기 힘든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그 동안 졸업을 안 하고(?) 꾸준히 탁사를 지켜주었던 멤버들이 장규돈을 마지막으로 다 빠져 나가는 바람에, 전력이 많이 약화되어 예선전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시고 말았습니다. YB 단체전 멤버들의 졸업으로 인한 전력 약화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면, 그에 대비한 기존 YB들의 전력 보강 또한 진작부터 힘썼어야 할 부분인데 이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연습을 통해서 약화된 전력을 강화한다는 중장기적인 안목이 요청된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YB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도외시하는 것은 아니나, 그러한 문제점 앞에 쉽게 굴복할 때는, 정말이지,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무엇보다 아쉬웠던 점은, 시합 전 연습 기간 동안에도 그랬지만, YB 여학우들의 모습을 도대체 볼 수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나름대로 개인 사정이 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으나, 예전처럼 훈련에 참가하는 모습을 볼 수도 없었고, 더 나아가서는 YB 단체전조차도 결성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만 것이 한 번 꼭 짚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OB 단체전(OB 대회는 여자 단체전은 없네요). YB의 전력 누수가 OB에게는 플러스 요인이 되었어야 하는데, 규돈이와 기덕이의 전력 보강도, 방송대 A와 서울대 A팀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OB도 힘을 결집하여 단체전에서 한 번 성적을 내었으면 하는 바람은 언제나 이루어지지 않는 바람으로만 남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여자 OB들도 개인전에서 강자들을 극복하지 못하고 8강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습니다.
돌이켜보니 이번 대회는 결국 有感이 아니라 遺憾이 많은 그런 대회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쉬운 대로 나마, 2부 개인전 3위에 입상한 김기덕이를 축하하면서, 위안을 삼습니다(시훈이의 말 ‘야, 난 2위했어!).
애정은 언제나 기쁨도 주고 상처도 주지만 우리의 삶은 그 기쁨과 상처로 더욱 풍요로워 지는 듯 합니다. 일일이 이름을 밝히지는 않으나, 이번 시합에 많은 도움을 준--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OB 여러분에게 고맙다는 말을 드리고, 또 한 단체의 장으로 여러모로 애를 많이 쓴 최가운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다음 대회에서는 이 후기가 좀 더 밝은 빛을 띠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