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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들·용어

루소 - 인간 불평등에 대한 상상적 역사

by 길철현 2018. 12. 2.


[자연상태에서 벗어나서 불평등이 존재하게 되자] 소외된 사람들은 잃은 것을 되찾기 위해서나 남보다 더 많은 것을 다시 얻기 위해서 싸울 수밖에 없었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은 이런 상황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그렇게 천진난만하던 인간이 어느 새 악해지고 만 것이다. 악해질 대로 악해진 인간들 사이에서 무질서와 혼란이 증폭되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힘있는 자나 말 잘하는 자나 모두 불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약삭빠른 사람들은 묘안을 찾아냈다. 자신들에게 유리하면서도 남들은 잘 알아차리지 못할 조건으로 계약을 맺어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사회는 점차 안정되어가는 반면 유리한 조건을 차지한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 불평등이 제도적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인간의 불평등은 이렇게 고비고비마다 더욱 인위적으로 제도화되면서 고착되어왔다. 결국 국가라는 제도가 생기면서 불평등은 매우 견고한 모습을 갖추어서 더 이상 누구도 거역하거나 도전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장 자크 루소 (Jean-Jacques Rousseau) - 인간 불평등 기원론. 1755. [책세상]. 11. [번역자의 "들어가는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