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제국주의
제5장 부르주아 계급의 정치적 해방
(267) 1887년에서 1914년에 이르는 30년은 아프리카 쟁탈과 범운동(panmovements)의 탄생으로 끝난 19세기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시작된 20세기를 갈라놓는 분기점이다. [안전의 황금시대]
[panmovements는 pannationalism의 다른 말로, 국가의 구성 요소로 '민족적 일치성'을 강조하는 운동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듯. 민족을 강조하는 것. 니중에 나치즘의 경우 "아리아 종족"을 강조하는 것 등.]
1. 팽창과 국민국가
(268) "팽창이 전부다"라고 말했던 세실 로즈는 매일 밤 머리 위 하늘을 쳐다보면서, "우리가 결코 갈 수 없는 저 별들, 저 거대한 세계들, 할 수만 있다면 훔쳤으면 좋으려만"하고 절망했다.
("EXPANSION is everything," said Cecil Rhodes, and fell into despair, for every night he saw overhaed, "these stars . . . these vast worlds which we can never reach. I would annex the planets If I could." 124)
S. Gertrude Millin, Rhodes, London, 1933, p. 138.
(269) 로즈는 지혜롭게도 제국주의에 내재하는 광기와 그것이 인간 조건에 모순된다는 사실을 동시에 인식했다.
(271) 정치의 영원한 최상 목적인 팽창은 제국주의의 중심적인 정치 이념이다. 팽창은 일시적인 약탈 행위도 정복을 통한 지속적인 동화도 의미하지 않기 때문에 정치사상과 행위의 유구한 역사에서 전적으로 새로운 개념이다. 이 개념이 이렇게 놀라운 독창성을 가지는 이유--전적으로 새로운 개념이란 정치에서 매우 희귀하기 때문에 놀랍다--는 이 개념이 실제로 정치 개념이 아니라 사업 투기의 영역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이 영역에서 팽창은 19세기의 특징인 산업 생산과 경제 거래의 영속적인 확장을 의미한다.
[이 부분 대단히 중요하다. 이 당시 유럽 열강들이 왜 제국주의적 팽창에 뛰어들었는지를 간접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으며, 정치적 팽창이라는 것이 경제적인 영역에서 유래했음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제국주의는, 자본주의 생산을 지배하는 계급이 국가의 한계를 뛰어 넘어 경제적으로 팽창하려 할 때 탄생했다.
[위의 언급이나 이 부분의 언급 모두 홉슨의 영향이 보이는 진술이다.]
(276) 영국 제국주의의 위임 통치 체제 - 간접 통치 체제
(277) 문화와 종교, 법과 관련된 문제에서 피정복 민족의 자체 정책에 맡겨두고 영국 법과 문화의 확산에는 무관심하고 자제하는 태도를 견지
- 이는 어떤 인간이 다른 인간보다 우월하다는 의식, '열등한 종'에 대해 '우월한 종'이 일시적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우월하다는 새로운 제국주의 의식을 엄청나게 강화.
(280) 제국주의의 유일한 위엄은 국가가 이를 상대로 한 전투에서 패했다는 사실에 있다. 제국주의에 대한 무성의한 반대의 비극은 새로운 제국주의 사업가들이 많은 국회의원을 매수할 수 있었다는 것이 아니다. 청렴결백한 사람들이 제국주의가 세계 정치를 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은 사실이 부정부패보다 더 나빴다. 모든 국가가 해군 기지와 원자재에 대한 접근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그들은 합병과 팽창이 국가를 구원하기 위해 이루어진다고 믿게 되었다. 그들은 과거에 무역을 위한 해군 및 상업 기지의 창설과 새로운 팽창 정책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를 깨닫지 못한 최초의 사람들이다.
[제국주의의 의도 자체가 나빴기 때문이 아니라 제국주의적 팽창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 더욱 큰 비극]
2. 권력과 부르주아 계급
(284) 제국주의자는 국가를 실제로 수립하지 않고도 정치권력을 확대하기를 원했다. 제국주의 팽창은 기이한 경제 위기 때문에 촉발되었다. 즉 과잉 저축의 결과로 자본이 과잉 생산되고 '남아도는' 돈이 발생했는데, 이 돈이 국민국가 경계 안에서는 생산적 투자처를 더이상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권력의 투자가 돈의 투자를 위한 길을 열어주지 않는 대신 권력의 수출이 수출된 돈의 뒤를 온순하게 따르는 일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그 까닭은 먼 이국에서 이루어지는 통제 불가능한 투자는 사회의 많은 구성원들을 투기꾼으로 만들고 전체 자본주의 경제를 생산 체계에서 금융 투기의 체계로 변화시키며 생산 이익을 수수료 이익으로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다시 한 번 홉슨이 원용되고 있다.]
(287) 이 제국주의 정치 철학이 새로운 까닭은 폭력에 우월한 지위를 부여했기 때문도 아니고 권력이 근본적인 정치 현실이라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도 아니다. 폭력은 정치 행위에서 언제나 최후의 논쟁 수단이었으며, 권력은 늘 통치와 지배의 가시적인 표현이었다. 그러나 그 이전까지 이것들이 정치 체제의 의식적인 목표나 명확한 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이 된 적은 없었다.
(288) 제국주의는 자본주의의 마지막 단계라기보다 부르주아 계급이 정치 지배를 실현하는 첫 단계로 이해해야 한다.
[레닌과 다른 견해]
(290) 홉스 - 부르주아 인간 분석
- "이성은 . . . 계산일 뿐이다." "자유로운 주체, 자유 의지. . . 의미 없는. . . 말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불합리하다."
(Reason . . . is nothing but Reckoning" ; "a free Subject, a free Will . . . [are] words . . . without meaning; that is to say, Absurd." 139)
- 인간은 이성도 없고 진리를 위한 능력도 없고 자유 의지도 없는--다시 말해 책임질 능력이 없는--존재이며,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의 기능일 뿐이다. 따라서 그를 판단하는 기준은 "그의 평가나 가치 . . . 그의 가격이다. 다시 말해 그의 힘을 사용하는 대가로 제공될 수 있는 것만큼이다." 이 가격은 사회에 의해,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따르는 '타인들의 존경'에 의해 끊임없이 평가되고 재평가된다.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읽어야 할 필요성?]
(291) 국가의 존재 이유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위협을 느끼는 개인의 안전에 대한 필요성이다.
(292) 홉스의 인간관은 국가 공동체에 토대를 제공하려는 그의 목적과 맞지 않으며, 대신 모든 진정한 공동체를 쉽게 파괴할 수 있는 일관된 행동 유형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 이 새로운 국가 체제는 17세기에 발생한 새로운 부르주아 사회를 위해 고안되었으며, 이 인간관은 그 사회에 적합한 새로운 유형의 인간을 위한 스케치이다. 국가 공동체의 토대는 권리의 위임이 아니라 권력의 위임이다. 국가 공동체는 살해에 대한 독점권을 요구하고 그 대가로 죽지 않을 수 있는 조건부 보장을 제공한다. 안전은 법이 제공하고, 이 법은 (옳고 그름에 대한 인간의 기준에 따라 인간이 확립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권력 독점으로부터 직접 나온다.
(294) 개인은 국가에게 자신의 정치 권리를 넘기면서 자신의 사회 책임도 국가에 위임한다. 즉 그는 범죄자로부터 보호해달라고 국가에게 요구하는 것처럼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아야 하는 짐으로부터도 면제해달라고 요구한다. 빈곤자와 범죄자 간의 차이는 사라진다--이 둘은 모두 사회 밖에 있다. 실패한 사람들은 고대 문명이 그들에게 남겨두었던 미덕을 빼앗긴다. 불운한 자들은 더이상 기독교적 자비에 호소할 수 없다.
(홉스 : 부랑자들 - 살인 갱단)
(296) 자본의 무한한 축적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권력의 무한한 축적 과정은 19세기 후반의 '진보적' 이데올로기를 결정했으며 제국주의의 부상의 전조가 되었다.
- 벤야민: 역사철학테제 - 우리가 진보라 부르는 것은 . . . 저항할 수 없도록 (역사의 천사를) 미래 속으로 내모는 폭풍우이다. 천사는 미래에 등을 돌리고 그의 발빝에서 폐허더미는 하늘 높이 쌓여간다.
297) 제국주의 시대에 권력의 철학은 엘리트의 철학이 되었다. 엘리트는 권력에 대한 갈증이 오로지 파괴를 통해서만 가라앉힐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인정할 자세가 되어 있던 사람들이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의 허무주의의 중요한 원인이다. (프랑스에서는 세기 전환기에, 독일에서는 1920년대에 특히 확연하게 눈에 띄는) 이 허무주의는 천박한 진보의 미신을 마찬가지로 천박한 운명의 미신으로 대체했으며, 자동적 진보의 광신자들이 경제 법칙의 불가항력을 열정적으로 전도했던 것처럼 자동적인 파멸을 열정적으로 설교했다.
300) 권력 축적 기계장치가 없다면 지속적인 팽창은 가능하지 않는데, 이 기계는 자신의 무한한 과정 속으로 삼켜버릴 수 있는 재료들을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된다. 마지막 승자로 남은 국가가 '혹성을 합병하는' 길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권력 생산의 무한한 과정을 새로 시작하기 위해 스스로를 파괴하는 길로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르주아 무한한 팽창 욕구 - 좌절 파괴)
3. 폭민과 자본의 동맹
(301) 제국주의가 1880년대 아프리카 쟁탈전과 함께 정치 무대로 들어섰을 때, 사업가는 이를 장려했고 권력을 잡고 있던 정권은 이에 열렬히 반대했으며 놀랍게도 광범위한 교육 계층이 이를 환영했다.
(주40 - 공무원은 공격적인 외교 정책을 가장 순수하고 자연스럽게 지원했다. 제국의 팽창은 귀족과 전문직 계급의 자식들이 명예롭고 유익한 직업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분야를 제공했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에 와 닿았다" (Hobson Capitalism and Imperialism in South Africa)
(304) 포화상태에 이른 자국 시장과 원자재의 부족, 위기의 증가에 대한 최초의 반응은 자본 수출이었다. 남아도는 부의 소유자들은 처음에는 팽창이나 정치 통제가 없는 외국 투자를 시도했다. 이는 사기와 금융스캔들, 주식 시장 투기와 같은 전대미문의 난장판으로 끝났고, 외국 투자가 국내 투자보다 더욱 급속하게 증가한 이후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자본주의의 주기적 경기 침체. 자본의 재투자가 언제나 가능한 것은 아님.]
(306) 잉여 재산보다 더 오래된 것은 자본주의 생산의 다른 부산물이다. 즉 산업 확장의 시기 이후에 늘 따라오기 마련인 위기가 생산 사회에서 영국적으로 제거한 인간 폐기물이 그것이다. 할일이 없어 늘 한가한 사람들은 잉여 재산의 소유자만큼이나 공동체에 무용지물이이었다.
-주49. Hilferding -사회적으로 팽창은 자본주의 사회의 보존을 위한 절대 필요한 조건이다. 경제적으로 그것은 이윤율의 유지와 일시적인 이윤율 증가를 위한 조건이다.
(307) 제국주의 시대에 나타난 새로운 사실은 남아도는 이 두 세력, 잉여 자본과 잉여 인력이 손을 잡고 함께 나라를 떠났다는 것이다.
- 제국주의와 무제한적 팽창 개념은 영구적인 해악에 대해 영구적인 치료제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308) 금광 채굴자, 모험가와 대도시의 인간쓰레기가 산업 국가의 자본과 함께 암흑 대륙으로 이주한다.
(309) 마르크스주의자의 관점에서 폭민과 자본의 동맹이라는 새로운 현상은 너무나 부자연스럽고 계급 투쟁의 교리와도 명백하게 배치되기 때문에 제국주의적 시도의 실질적 위험--인류를 주인 인종과 노예 인종으로, 고급 종족과 하급 종족으로, 유색 민족과 백인으로 나누는 것, 이 모든 것은 국민을 폭민의 토대 위에서 통합하려는 시도였다--을 완전히 간과했다.
(310) 팽창이 국가 전체에 공동의 이익을 제공한다면, 그리고 제공하는 팽창은 구원자로 보였다. 주로 이런 이유 때문에 제국주의자들은 "애국주의에 붙어 사는 기생충"(홉슨)이 되었다.
(314) 폭민은 성장하는 산업 노동자와도 또 더욱 분명하게는 국민 전체와도 동일시될 수 없으며, 실제로 모든 계급의 폐물들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이었다.
- 역사적 염세주의자들은 이 새로운 사회 계층의 본질적인 무책임성을 알았고 또 민주주의가 전제정치로, 그 독재자들이 폭민에게서 발생하고 폭민을 지지 기반으로 둘 그런 전제정치로 바뀔 가능성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그들이 알지 못한 사실은 폭민이 부르주아 사회의 폐물일 뿐만 아니라 이 사회가 직접 생산한 부산물이며, 그래서 결코 이 사회와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316) 부르주아 계급의 장구한 역사적 진화의 성격이 유럽 국가마다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간에 제국주의 이데올로기와 전체주의 운동에서 볼 수 있는 폭민의 정치 원칙은 부르주아 사회의 정치 태도와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
(317) 인종주의는 실제로 서구 세계와 전체 인간 문명의 운명을 완성할지도 모른다. 러시아인이 슬라브족이 되고, 프랑스인이 흑인 부대의 지휘자 역할을 맡고 영국인이 '백인'으로 변한다면, 모든 독일인이 아리아인이 되었다는 불길한 주문처럼, 그렇게 되면 이 변화는 그 자체 서구인의 종말을 의미한다. 학식 있는 과학자들이 무슨 말을 하건 간에 인종은, 정치적으로 말해서, 인류의 시작이 아니라 종말이고 민족의 기원이 아니라 쇠퇴이며, 인간의 자연적 탄생이 아니라 그의 부자연스러운 죽음이기 때문이다.
'콘래드, 조지프 > 콘래드아프리카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 전체주의의 기원. 박미애. 한길사 (1973) [1951] 5 (0) | 2019.01.09 |
---|---|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 전체주의의 기원. 박미애. 한길사 (1973) [1951] 4 (0) | 2019.01.09 |
시에라 리온(Sierra Leone) 역사 Wikipedia (0) | 2019.01.08 |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 [1460(69?) - 1524] (0) | 2019.01.08 |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 전체주의의 기원. 박미애. 한길사 (1973) [1951] 2 (0) | 2019.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