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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래드, 조지프/콘래드아프리카제국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 전체주의의 기원. 박미애. 한길사 (1973) [1951] 5

by 길철현 2019. 1. 9.

제7장 인종과 관료정치

(361) 이민족을 정치적으로 조직하고 통치하기 위해 두 가지 새로운 정책

- 1. 정치 통일체의 원칙으로서 인종

2. 외국을 지배하는 원칙으로서의 관료정치

- 유럽인이나 문명인이 전혀 이해할 수 없던 사람들, 그들의 인간성이 이민자들에게 너무나 두렵고 치욕적이어서 같은 인간에 속한다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던 사람들을 설명하는 임시방편이 인종이었다. 인종은 사람을 압도하는 아프리카의 기괴함--야만인들이 거주하고 그들로 넘쳐흐르는 전체 대륙--에 대한 보어인들의 대답이었다. 그것은 "청천벽력"처럼 그들을 사로잡아 눈을 뜨게 했던 광기의 설명이었다. "모든 짐승들을 절멸하라."


1. 암흑 대륙의 유령 세계

(363) 식민지 사업 - 1) 새로운 거주지 설립 2) 상업 기지

(363) 식민화는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이루어졌다. 이 두 대륙은 고유한 문화와 역사가 없어서 유럽인들의 손에 떨어졌던 것이다.

[아렌트의 이런 지적은 그녀가 인종주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준다.]

- 상업 기지는 아시아의 특징. 이곳에서 유럽인들은 수세기 동안 영구 통치나 정복 의지 또는 원주민의 말살이나 영구 정착의 야망을 보이지 않았다.

(366) 남아프리카 골드러시의 새로운 경향은 이곳에 있던 행운 사냥꾼들이 문명 사회의 외부에 존재하던 사람들이 아니라 그 반대로 매우 분명하게 이 사회의 부산물, 자본주의 제도의 불가피한 찌꺼기이며 잔인하게 잉여 인력과 잉여 자본을 생산하는 경제의 대표

[아렌트는 행운 사냥꾼의 예로 커츠를 들고 있지만 커츠보다는 [진보]에 나오는 두 사람에게 더욱 잘 들어맞는 지적.]

(367) 또한 그들은 자발적으로 사회로부터 걸어나온 것이 아니라 사회가 그들에게 침을 뱉고 내쫓은 것이다. 그들은 문명의 허용된 경계 너머로 모험하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쓸모없고 기능이 없는 단순한 희생자였다. 그들의 유일한 선택은 부정적인 것, 즉 노동 운동을 거부하는 결정이었다.

[정확하게 아귀가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글을 토대로 해서 논의를 전개시켜 볼 수는 있다.]

- 콘래드의 [암흑의 심장]에 나오는 쿠르츠 씨처럼 그들은 "속속들이 텅 비어 있었고" "두둑한 배짱도 없이 무모했으며 호방함이 없이 탐욕스러웠고 용기 없이 잔인했다." 

(368) 카를 페터스(쿠르츠의 모델이었을 것이다) -- 하층 떠돌이로 취급받는 데 신물이 나서 이제 주인종에 속하기를 원한다. 

(369) 모든 사회적 제약과 위선을 벗어나서 그리고 원주민의 삶을 배경으로 하면서 신사와 범죄자는 피부색을 함께 나눈 사람들로서의 친밀감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공포와 웃음의 결합을 위해, 다시 말해 그들 자신의 유령 같은 실존의 완벽성을 위해 게임하는 기분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한 세계가 주는 충격을 느꼈다. 원주민의 삶은 이런 유령 같은 사건의 모든 결과에 대한 그럴듯한 보증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 남성들에게는 "단순한 그림자 게임"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지배 인종이 불가해한 목표와 욕구를 추구하면서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남몰래 통과할 수 있는 그림자 게임 말이다."

(371) [아렌트의 글 또한 흑인 원주민에 대한 몰이해와 인종주의를 답습하는 측면이 있다.]

(373) 암흑 대륙에서 자행된 원주민 부족에 대한 몰상식한 학살은 이 부족들의 전통과 일치했다. 적대적인 부족의 말살은 모든 아프리카 원주민의 전쟁에서 관례였으며, 흑인 지도자가 여러 부족들을 자신의 휘하에 통합할 때에도 폐지되지 않았다. 

(374) 흑인 부족들을 통치하고 그들의 노동에 기생하여 살아가면서 보어족은 원주민 부족 지도자--이들의 지배를 폐지하면서--의 지위와 유사한 지위를 갖게 되었다. 

(375) 원주민의 생활을 처음 대한 유럽인들을 사로잡은 엄청난 공포는 겉으로 보기에 야생동물처럼 자연의 일부 같은 인간 존재에게 엿보이는 비인간성에 의해 촉발되었다. 보어인들이 노예에 의존해 생계를 이어간 것은 정확하게 원주민들이 야생 그대로의 변하지 않은 자연에 기대어 생계를 이어간 것과 똑같은 방식이다. 

(376) 모든 이데올로기적 설명에도 불구하고 흑인들은 완강하게 인간적 면모를 간직하기를 고집했기 때문에, '백인들'은 자신들의 인간성을 재규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 자신은 인간 이상의 존재이며 명백하게 신에 의해 흑인들의 신이 되도록 선택되었다고 결정하기에 이른다. 이런 결론은 야만인과의 모든 공통적인 끈을 극단적으로 부정하기를 원할 때 피할 수 없는 논리적인 결론이다. 

(379) 범게르만, 범슬라브나 폴란드 메시아 운동의 선택은 지배를 위한 일종의 의식적인 도구였지만, 보어인이 행한 기독교 곡해는 비참한 '백인들'이 마찬가지로 불행한 '흑인들'에 의해 신성으로 경배되는 소름 끼치는 현실에 기인한다. 

[커츠의 행보와 보어 인들의 행보의 유사성]  

(380) 영국의 초기 남아프리카 통치자들, 선교사들과 군인들, 탐험가들은 보어인의 태도가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들은 영구 정착한 유럽인들이 절망적일 정도로 수적 열세였기 때문에 절대적인 유럽의 패권--결국 그들은 보어인만큼이나 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은 인종주의가 없다면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the Boers' attitudes had some basis in reality. absolute European supremacy could hardly be maintained

except through racism because the permanent European settlement was so hopelessly outnumbered. 197)


2. 황금과 인종

(381) 남아프리카의 영원한 매력, 즉 모험가들을 영구적으로 눌러 앉도록 유혹한 원천은 금이 아니라 노동으로부터 영원한 해방을 기약하는 이 인간 원료들이었다.

(386) 금융업자의 주요한 경제적 특징은 생산이나 개발 또는 상품의 교환이나 보통 은행업을 통해서 이윤을 얻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수수료로 얻는다는 것이다.

(주44. 외국 투자에서 나오는 이윤의 증대와 외국과의 무역의 상대적인 감소는 제국주의의 경제적 측면의 특징이다. 1899년 대영 제국의 전체 해외 및 식민지 무역은 1800만 파운드의 수입을 가져다준 반면, 같은 해 외국 투자 이윤은 9000만 파운드에서 1억 파운드에 이르렀다. 홉슨. Imperialism. 53.

(390) 제국주의는 나라를 오스트레일리아나 캐나다식으로 발전시키지도 않고 전체 국가로부터 이윤을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단 하나의 특수한 영역에 투자한 자금의 높은 회전율에 만족하기 때문에 결코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어인이 인식하는 데 수십 년이 걸렸다. 그러므로 특수 투자로부터 이윤이 안전하게 보장되는 한, 제국주의는 이른바 자본주의 생산과 평등주의 경향의 법칙을 기꺼이 포기하고자 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단순한 수익성의 법칙을 폐지하는 결과로 나타났고, 남아프리카는 폭민과 자본의 동맹에서 폭민이 우세한 요소가 될 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의 첫 사례가 되었다.

(395) 보어인이 야만 종족의 수준으로 후퇴했기 때문에 이론의 여지없이 이들 종족의 주인으로 남을 수 있었다는 것을 폭민 지도자들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기꺼이 그 대가를 치르고자 했고 인종별로 조직된 사회의 수준으로 떨어지고자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이 다른 '인종들'에 대한 통치권을 살 수만 있다면 말이다.


3. 제국주의의 성격

(397) 제국주의 건설의 저자는 러드야드 키플링이었고, 그 주제는 대영 제국이었으며 그 결과는 제국주의적 성격이었다(제국주의는 현대 정치의 성격을 형성한 유일한 학파이다). 대영 제국의 전설은 영국의 제국주의 현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던 반면, 영국의 가장 탁월한 아들들을 자신에게 봉사하도록 강요하거나 현혹했다.

(398) 키플링 - [최초의 선원] The First Sailor

(399) 키플링 -[조상의 무덤]The Tomb of His Ancestors

(407) 로즈의 기이한 천부적인 허영심을 압도하고 비밀의 매력을 발견하게 만든 것은 크로머의 천분적인 의무감을 압도한 것과 같다. 즉 그것은 팽창의 발견이었다. 팽창은 어떤 특별한 나라에 대한 특별한 욕망 때문에 추구되는 것이 아니었다. 팽창은 모든 나라가 또다른 팽창을 위한 디딤로서만 작용할 뿐인 그런 무한한 과정으로 생각되었다.

(408) 자신은[로즈] 절대로 "그릇된 일을 할 수 없으며 자신이 한 일은 항상 옳다"고 말할 정도로 로즈는 분별력을 잃게 되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행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였다. 그는 스스로를 신으로--그 이하는 결코 아니었다--느꼈다.

(410) 궁극적으로 삶은 그 자체를 위해 살아야 하고 사랑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게임 자체를 사랑하고 모험을 즐기는 것은 가장 위대한 삶의 상징처럼 보였다. [킴]을 제국주의 시대의 유일한 소설로 만든 것은 저변에 깔린 열정적인 인간성이다.

(411) "모든 사람이 다 죽으면 거대한 게임도 끝난다. 그전에는 결코 아니다." - [킴]

- 팽창을 위한 팽창이나 권력을 위한 권력이라는 제국주의적 개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