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의 초대 / 보들레르
내 아이, 내 누이여,
그곳에 가서 같이 사는
감미로움을 생각해 보렴.
한가로이 사랑하고,
너를 닮은 그 나라에서
사랑하고 죽는 것을!
이 흐릿한 하늘의
젖은 태양들은
나의 마음에 너무나 매혹적으로 느껴진다.
그렁그렁한 눈물 속에서 반짝이며
쉴새없이 변하는 네 눈빛처럼
신비한 매혹.
그곳에서 모든 것은 정연한 아름다움,
화사함과 고요, 그리고 관능.
세월에 반지르르 다듬어진 가구들이
우리 방을 장식하리라.
너무나 귀한 꽃들이
어렴풋한 용연향에
그 향기를 섞어 넣으리라.
화려한 천장들과,
그윽한 거울들,
동방의 찬란함.
그곳에서 모든 것은
영혼에게 비밀스럽게 속삭일 것이다,
그 나라의 모국어로.
그곳에서 모든 것은 정연한 아름다움,
화사함과 고요, 그리고 관능.
저 운하들 위에서
잠들어있는 배들을 바라보렴.
원래부터 방랑자의 기질을 가진 배들을.
그 배들이 세계의 끝으로부터 온 것은
너의 아주 작은 욕망까지도 채워주기 위한 것.
ㅡ지는 해들이
벌판을, 운하를, 도시 전체를
수선화빛과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ㅡ세계는 뜨거운 햇살 안에서
잠들어 있다.
그곳에서 모든 것은 정연한 아름다움,
화사함과 고요, 그리고 관능.
[출처] 여행에의 초대 / 보들레르|작성자 양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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