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식 편역, 그리샤*로오마 신화, 을유문화사 99년 11월 22일 오전 12시 15분
(지난 번에 <Contact>를 읽고 근 삼 개월만에 책 한 권을 끝냈다. 중간에 <젊은 날의 초상>을 다시 읽긴 했지만, 어쨌든 정말 독서를 이렇게 안한 적도 없었던 듯 하다. 물론 고흐 번역 때문에 그렇긴 했지만.)
서양 문화의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는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 그 중 먼저 헬레니즘을 공부하기로 하고, 그 시작으로 잡은 것이 이 <그리스*로마 신화>였고, 일 년쯤 전에 오증자가 엮은 <희랍 신화의 주인공들>을 읽은 다음에 손을 놓았다가, 다시 착수하여 두 달에 걸쳐 이 책을 읽었다. 중간 중간에 손을 놓기도 하고, 그래서 산만한 독서가 되었지만 이제 호머로 넘어갈 발판은 마련한 셈이다.
전체적인 인상은 인간의 삶과 죽음이 너무나도 가볍게 다루어지고 있으며, 인간의 이성보다는 감정이 훨씬 사람의 행동 동기에(신들의 행동 동기에 있어서도) 크게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기독교가 보여주는 "보편적인 사랑"의 정신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인간뿐 아니라 신들도 육욕과 색정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으며, 그리고 자신의 쾌락과 만족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서슴지 않고 죽였다. 또 사소한 오해로 사람들을 죽이거나, 사소한 사건으로 상대방을 파리 목숨처럼 빼앗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났으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친족 살해가 많았다는 점이다. 유명한 오디푸스의 이야기는 그러한 사건의 대표적인 일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어쨌거나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있어서 세상은 아직도 오리무중이었고, 그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을 지탱시켜 줄 말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들은 신화를 창조해 냈으리라. 물론 그러한 현상은 그리스인들만의 독특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신화가 그 중 가장 풍부하고 화려하게 남아서 서양의 사고와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것만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우주를 신이 창조한 것이라고 보지 않고, 신이 나기 이전부터 있었던 것이라고 보는 생각에 유념할 필요가 있으며, 더 나아가 우라노스--크로노스--제우스로 이어지는 최고의 신의 지위가 항상 친부 살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자식이 부모의 피를 먹고 자라난다는 인간 무의식의 깊은 신념?을 반영한 것인가 하는 점도 생각해 보아야 할 듯 하다. 또 여러 신들 중에 특히 인류를 창조하고 인류에게 불을 전해준 프로메테우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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