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어젯밤 나는 누군가를 등에 업고 다니는 꿈을 꾸었다. 내용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기라기엔 너무 무거웠다는 것, 그럼에도 뭔가 웃기는 일도 있었다는 그런 느낌이다. 별로 하는 일은 없어도 노모를 돌보는 일이 한편으로는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중간고사를 마친(과제물을 아직 내지 않은 것이 있어서 완전히 끝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여동생이 며칠간 집에 와 있기로 해서 나는 일단 그 동안 가보고 싶었지만 시간 관계상 찾지 못했던 사량도를 찾아 지리산(지리망산, 지이망산이라고 부르기도 함)을 오르기로 했다. 그 다음 광양에서 있을 총회 참석 차 이모댁에 들러 하룻밤을 묵고, 광주로 가서는 동호회 선배를 만나 탁구도 치고 술도 한 잔할 계획이었다. 그 다음엔 길이 그리고 차가 이끄는 대로 떠돌 예정이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떠날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으나 사량도에서의 일정이 불분명해 첫 배로 들어가려면 사량도로 들어가는 가장 가까운 항구인 용암포[경남 고성군 하일면 춘암리]에서 일박을 하는 것이 좋을 듯해서 저녁을 먹자 마자 나는 차를 몰고 집을 나섰다(엄마는 "어디로 내빼지마"라고 했으나 이제 며칠은 동생이 엄마 곁에 있을 터이니 나는 자유를 누려도 될 터였다). 작년에 고성 쪽으로 놀러갔다가 알게 된 것인데 용암포는 고성군의 군립공원인 [상족암]에서 지척이었고, 떠나기 전 인터넷으로 조사를 해보니 [상족암] 인근에 숙박 시설이 몇 군데 있어서 그곳에서 자면 될 듯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지도를 확인하다 또 알게 된 사실은 [상족암]이 행정구역 상 고성군이긴 하지만 고성읍보다는 사천의 옛 삼천포시(옛 삼천포시는 사천시로 통합 확대되면서 현재는 공식적으로는 동서동, 선구동, 동서금동, 벌용동, 향촌동, 남양동의 동명만 남아 있는 모양이다) 지역에서 더욱 가깝다는 점이었다. 사천의 바닷가 모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용암포로 향해도 될 듯했다. (계속)
(210530) 아쉽게도 여기까지 쓰고 글은 중단되고 말았다. 이 여행에서도 호수를 찾아 헤매는 내 발길은 이어졌다. 계획했던 사량도의 지리산 등산은 날이 흐려서 사진이 좀 어둡긴 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꽤 장시간(3시간 조금 넘게) 걸었다. 그 밖에 이번 여행에서의 큰 소득은 옥정호를 한 바퀴 돈 것이었다. 맑은 날 다시 한 번 찾아서 좋은 사진들을 남기고 싶다.
여행 일정이나마 사진을 참조하며 남겨보도록 하겠다.
[21일]
저녁에 대구 출발 -- 사천 맥도날드에서 빅맥 세트 구입 -- 구 사천읍의 초등학교 앞 문구점에서 잠자리채(탁구공을 줍기 위한) 구입 -- 고성 상족암에 있는 Repos 호텔에서 숙박. 수면 장애가 남아 있어서 잠을 좀 설쳤음.
[22일]
상족암 다시 찾음 -- 용암포에서 사량도 내지로 들어가는 배를 탐(탑승료 5천 원, 차량 만 원)/ 9시 배가 첫 배인 줄 알았으나 7시 배가 첫 배(7시와 8시 배 다음에 코로나 상황을 붙여 놓은 것을 운행을 안 하는 것으로 착각) -- 내지에서 사량면 사무소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우리식당]에서 멍게비빔밥으로 늦은 아침 -- 지리산으로 향하는 버스가 출발하여 일단 하도를 한 바퀴 돔 -- 덕동여객선 대합실에서 지리산 옥녀봉 찍음 --외지마을 -- 사량소류지(카메라 떨어트림) -- 하도에는 백학천이 있음 -- 통포마을 -- 백학길 끝까지 가서 벽화를 보고 돌아나옴 -- 하도일주로를 달리다 해맞이 펜션이 있는 곳으로 내려감 -- 먹방마을(이름이 특이함)에서 화장실 -- 칠현산 사진 -- 최영장군사당 -- 버스 승차 --연화사 --옥동항 -- 지리산의 암봉들이 눈에 들어옴-- 돈지 [큰 배낭을 가져온 사람이 버스에서 스틱을 두고 내려 내가 말해 줌] -- 수우도 전망대 -- 지리산 정상 도착(1시 19분) -- 가마봉 -- 옥녀봉 -- 하산 완료(3시 40분 경) -- 금평리 무명지 -- 돈지 -- 내지항에서 4시 반 배를 타고 나옴 -- 사천 향촌동 매향암각을 찾느라 좀 고생 함(부근에 있는 삼천포신항여객터미널에서는 제주도 행 여객선이 취항 중이라고) -- 원불교 포교원과 삼천포제일교회 -- 죽전지 -- 남양저수지 -- 한우 설렁탕 저녁 -- 사천 이마트에 들렀다가 옆에서 이전한 삼천포제일교회 봄 -- 루벤스 호텔(스탠다드 룸은 다 나가고 스위트룸을 딜럭스룸? 가격 7만원에 해준다고 해서 잠. 오랜만에 큰 욕조에서 물을 가득 받아 목욕을 했으나, 밤중에 윗층 어디에서 욕조에 물을 받는 소리에 잠을 설침)
[23일]
창선도로 향함 -- 광천리(광천제) -- 지족소류지 -- 옥천저수지--적곡저수지--옥천수원지--운대암 -- 창선교를 건너 남해도로 들어섬 -- 삼동면 마루옥에서 늦은 아침 -- 장평소류지--아산저수지--오동마을[유명한 국수집?] -- 아산소류지 -- 노량대교를 건넌 뒤 19번 국도를 따라 달림 -- 섬진강을 따라 달림 -- 2번 국도로 갈아탄 다음 -- 중간에 어딘가에서 빠져 나와 횡천면에서 다리를 건넌 다음 횡천강 강변에서 잠시 휴식(산들바람이 불어주어 쉬기에 좋았음) -- 하동호 -- 이 때쯤 상재 형과 연락이 되어 광주로 향함 -- 하동호 윗쪽으로 가는 길은 너무 돌아가는 길이라 다시 돌아나와 옥곡 IC로 들어가 남해고속도로를 달림(이 고속도로가 호남고속도로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는데 너무 일찍 도착할 필요는 없을 듯해서 승주IC 정도에서 빠져나와 22번 국도를 탄 듯함) -- 행정저수지 -- 주암 광천리 부근 식당에서 늦은 점심. 콩나물순대국밥(맛이 없었음)-- 유천저수지 -- 화순쪽에서 도로공사로 우회 -- 광주로 들어오자 도로가 좀 막혔음 -- 광산구 모텔이 많은 곳(우산동), 뉴탑 모텔 투숙. 20분 정도 잠 -- 명문 탁구장에서 상재 형을 만나 한 게임 -- 통기타 거리로 가서 노래 감상(상재 형 시인의 마을 부름)
[24일]
모텔 출발 - 화순고인돌시장 옛날 두부식당 아침(식당을 찾느라 좀 고생) -- 동복호 -- 야사리 -- 몰염정 -- 창랑적벽 -- 백아면 -- 노기제 -- 원리제 -- 옥정호(옥정호는 처음 눈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이날 오후 한 시부터 날이 저물 때까지 옥정호 둘레길을 차를 몰았다) --길손식당에서 점심-- 상사봉 -- 남원 길가네 나주곰탕에서 저녁 -- 대구 도착(밤 10시)
박재삼/ 수면 장애 // 9시 첫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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