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놈의 코로나 때문에 1년 3개월만에 겨우 정기모임(20일)을 갖게 되었다. 코로나 상황이 좋아진 것은 아니고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방역 규칙이 완화되어 뒤풀이를 할 수 있게 된 데다가 더 이상은 모임을 연기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회장이 된지 2년이 다 되었는데 겨우 다섯 번째 모임이고, 외부 시합은 아예 개최되지가 않으니 참가할 수도 없었다). 김경태 회원이 운영하는 일산의 [김경태 탁구클럽]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모두 14명이 참가하여 다소 성황리에 마쳤다.
[참가 -- 이익범, 서충신, 이재석, 김병규, 길철현, 김석태, 김진황, 이용주, 이춘헌, 서정연, 김태원, 김진우, 김경태,
(최용국)
[참석 예정이었던 안진호는 가족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포기하였고, 김민준은 일정상 못옴]
뒤풀이 합류 -- 양천금, 황재성, 조훈태 (이렇게 하니까 모두 17명이나 모였으니 상당히 많은 인원이 모였네.)
그러고 보니 내가 서울에 올라간 것도 1년 3개월만인 듯하다. 목요일(18일)에 구입하고 싶었지만 미루고 미뤘던 DSLR을 구입했는데, 삼각대도 필요할 듯해서, 다음 날 요가를 마친 뒤 [대구유통단지]로 다시 가 고가를 주고 구입한 뒤, 마침 대구로 내려온 막내동생과 함께 서울로 출발, 위례에 동생을 내려주고, 아직도 내 마음의 탁구장?인 [황남숙 탁구교실]에 11시가 넘어서 들렀는데, 역시나 신준기 관장과 고대 후배인 송광현 등이 탁구를 치고 있었다. 다음날 단양 시합에 참가한다고. 이들과 가볍게 한 게임을 했는데 내 공이 워낙 약해서 오히려 헛갈려했다. 이날 아침에 하수들과 6알 핸디 게임을 한 영향인 듯(글이 전개되는 꼬락서니로 보아 무한히 길어질 듯하구나). 탁구만 치고 내 아파트로 향했다. 동생이 가끔씩 이용하기는 하지만 그 동안 외로웠던 내 아파트가 주인의 귀환을 반겨 주었는데, 정리 귀신인 내 동생이 가습기를 어디엔가 집어 넣어두어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젖은 수건 두 장을 바닥에 깔아놓고 잤다. 다음 날 아침에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동생도 가습기를 어디에 넣어 두었는지 기억하질 못해서 아파트를 뒤집어 놓다시피 한 다음에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일찍 잠에서 깬 나는 모임까지 시간도 있고 해서 또다른 내 마음의 고향인 연천의 [재인폭포]로 향했다(내가 내려간 사이에 상습정체구간인 상계동의 동부간선도로 확장공사도 거의 끝이 났고, 3호선 신노선도 좀더 진척이 되었다). 이 [재인폭포]는 1997년 이래로 적어도 백 번 이상은 찾은 듯한데, 어쨌거나 [재인폭포]는 오랜 기간 내 기도처였고, 글의 소재였고, 사진의 대상이었다. [재인폭포]는 그 기간 동안 폭포 자체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한탄강댐의 건설로 수몰 위험을 겪기도 하면서 주변 환경은 몇 번이나 크게 변했다. 이번에 가보니 원래 있던 철제 계단이 안전문제 때문인지(사실 이 높다란 철제계단은 폭포 주변의 자연과 조화를 이룬 구조물은 아니었다) 철거되고 그 대신 출렁다리가 놓였으며, 그 동안 접근금지 구역이었던 폭포 위의 선녀탕도 개방되었다.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https://blog.daum.net/kilchy/3715)
재인폭포에 들른 다음에도 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어서 가끔 지나가곤 했던 백학저수지도 들렀다. 연천군 미산면에 있는 이 저수지는 길쭉한 일자형의 평지형 저수지로 낚시터로 유명하다. 만수면적은 23헥타르로 제법 규모도 있다. [나혼자 산다]에서 박나래와 기안94가 빙어낚시를 하러 왔다, 텐트를 쳤는데 텐트가 날아가는 난리 블루스를 치던 저수지가 바로 이 저수지다.
이후 37번 국도를 타고 문산을 거쳐 수원문산고속도로(17번)를 타고 일산으로 들어왔다. 마트에 들러 과일과 음료수, 과자 등 간식거리를 사서 경태 네 탁구장에 도착하니 2시 쯤이었다. 역시나 아무도 오지 않았다. 기회를 노려 경태와 5천 원 빵을 했는데 첫 세트만 따내고 그 다음부터는 별로 할 것이 없었다. 그래도 경태와의 시합이 게임을 풀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3시 쯤에는 그래도 올 사람들은 거의 다와서 정각에 개인전에 들어갔다. 시합에 들어가려고 할 때 마지막으로 익범이 형과 진황이(익범이 형 차를 타고 같이 옴)가 들어왔다. 시간 관계상 그리고 체력을 고려하여 예선전은 3승 2패로 하고 탈락자 없이 모두 본선에 올라가도록 했다. 13명이라 3명 3조, 나머지 네 명은 2명 씩 2조로 나눠 예선전을 치뤘고, 그 결과 본선은 사진 아래부분처럼 진행되었다.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뜻밖에도 나는 개인전에서 준우승을 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하지만 단체전(단체전도 3판 양승으로 진행했다)에서는 강자들을 만나 3전 3패를 하고 말아, 같은 팀인 김태원이 개인주의 운운하며 비난을 했다(태원이는 이날 러버를 노리고 나왔으나 석태에게 석패하고 말았다). 용주는 이날 드디어 라켓을 교체해 볼이 안 맞는다고 엄살을 부렸지만 그래도 4강까지 진출했다(용주도 석태에게 날아갔다. 석태는 이날 여러 사람을 울렸다). 최고수인 경태도 8강전에서 충신이 형의 현란한 커트에 맛탱이가 가고 말았다.
(내 시합 결과, 탁구 일지에 적어둔 걸 약간 보충)
1. 김경태(6알) 승(2)패패승패(6)
경태를 이기려면 볼 파워를 더 길러야 하고, 디펜스도 좀 더 잘 해내야 한다. 쉽지 않은 상대이다. 서브를 잘 보는 것도 중요한 관건이다.
[개인전]
예선전 (A조) [3판 양승]
1. 김병규 승(5)승(8)
병규 형과는 내가 서두르지 않고, 긴 서브를 넣은 다음 포핸드로 승부를 하면 부가 있다. 이날 이상하게도 병규 형이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마도 전날 술을 펀 듯.
2. 이춘헌(2알) 패패(10)
춘헌이가 서브를 커트로 넣지 않고 너클성으로 넣은 것을 넘기면 쇼트로 지져서 게임을 풀기가 쉽지 않았다. 2세트에서는 9대 5로 앞선 상황에서도 마음이 불안하더니 듀스에서 지고 말았다.
(세 사람이 1승 1패, 세트 득실도 2대 0으로 이기고, 0대 2으로 져 동률. 1세트 게임을 더 하기로 함)
1. 김병규 승(11)
병규 형에게 7대 10으로 몰렸으나 끈질기게 물어지면서 스매싱으로 득점을 올리면서 신승
2. 이춘헌 승(4)
이 게임에서는 춘헌이가 범실을 많이 해서 낙승.
조1위로 시드를 받아 8강 직행.
8강(이재석) 승(9)패(5)승승(7)
첫 세트에서 재석이 형 공격을 막아내고 스매싱으로 득점을 해서 많이 앞서다가 10대 9까지 추적을 당했다. 하지만 마지막 점수를 스매싱으로 따내 승기를 잡았다. 2세트에서는 내가 무리하게 공격을 하려다가 내 주었고, 3세트부터는 디펜스에 이은 역습으로 그렇게 어렵지 않게 승리를 얻어냈다. 재석이 형의 백드라이브가 좋긴 했으나 내가 막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다. (백드라이브를 완성하긴 했으나 승리를 얻지는 못했으니 오호통재라)
4강(서충신) 승(4)패승승(9).
이 날 시합 중 가장 짜릿했던 게임충신이 형과의 게임은 많이 깎이는 충신이 형의 서브를 얼마나 잘 처리하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반쯤은 받아낸 듯하다. 내 서브 때에는 충신이 형의 포핸드커트가 그나마 약하게 넘어와 그쪽으로 계속 넣고 시합을 했다. (단체전에서는 충신이 형이 포핸드 리시브를 포핸드 플릭으로 해서 이나마도 막히고 말았다.) 4 세트에서는 7대 1로 앞서서 낙승을 예상했으나, 충신이 형이 계속 추격을 해와 9대 9가 되고 말았다. 서브도 충신이 형이 갖고 있어서 불리한 상황이었는데, 충신이 형의 서브를 내가 가볍게 스트록으로 넘기자 볼이 회전을 먹으면서 충신이 형이 공격을 범실했다. 그 다음도 어떻게 땄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신승을 했다. (카메라로 녹화?)
[개인전 결과]
1위 김석태
2위 길철현
3위 서충신, 이용주
[단체전]
1. 서충신 패패
충신이 형의 포핸드쪽으로 넣는 서브가 통하지 않으니까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2. 김석태 승패패패(5)
석태와의 시합은 개인전 결승을 겸해 5세트로 했는데, 서브를 어떻게 해서든 다 건드리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꾸준히 운동을 해서 버겁지 않을 수 없었다. 석태와의 게임에서 이기려면 어떻게든 버텨내야 하는데 현재 상태로는 그것이 수월하지가 않다.
3. 김경태 패패(9)
마지막 이 게임은 체력도 많이 떨어지고 해서 버거웠다.)
단체전은 네 팀으로 나눠서 했는데, 중간에 최용국이 와서 우리팀으로 뛰었다.
A팀 김진황, 김진우, 김경태 (2위)
B 팀 길철현, 이용주, 김태원, 최용국 (4위)
C팀 서충신, 김병규, 서정연 (3위)
D팀 이익범, 이재석, 김석태, 이춘헌 (1위)
결과
A | B | C | D | |
A | 3 | 2 | 1 | |
B | 0 | 1 | 0 | |
C | 1 | 2 | 0 | |
D | 2 | 3 | 2 |
석태는 이날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우승함으로써(유일한 패배는 서정연에게 진 것) 원래 좋았던 실력이 최근 들어 더 좋아졌음을 입증하였다.
시합도 하고, 진행도 하고, 또 새로 산 카메라도 시험하느라 다소 정신이 없었는데, 회원들이 모두 조금씩 도와주어서 그래도 큰 문제 없이 잘 진행이 되었던 것같다.
시합 후 단체 촬영을 하고 현안 몇 가지 이야기하려고 했으나 모두 뒤풀이 장소로 가기에 바빠서 제대로 논의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대체로 원래 기획대로 되었다. 그리고, 행운의 행운상 당첨자는 병규 형과 진우.
[뒤풀이]
방역 기준에 따라 모일 수 있는 최대 인원이 열 명이라, 다수는 김가네로 가서 열심히 갈비살을 뜯었고, 떨거지?는 유가네로 가서 또 열심히 닭갈비를 뜯었다. 그 다음 갈 사람은 갔는지 어쨌는지 모르겠는데 쪼끼쪼끼에 모여 맥주를 마시며 또 열심히 노가리를 풀었다. 쪼끼쪼끼에는 천금이가 회장으로 있는 탁구 모임도 뒤풀이를 하고 있어서 서로서로 인사를 하고. 술이 자꾸 거나하게 오르는데, [고릴라 캠핑배]에 참가했던 황재성과 조훈태도 합류하여 또 술을 부어라 마셔라 해대었고. 시끄러운 이야기들이 오가고. 회원 관리 문제 이야기도 나오고. 3차는 당구장에서 한다는데, 지친 나는 재성이를 이끌고 대리를 불러 서울 우리집으로 고고씽.
'탁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승훈(211223. 제천 우리탁구장) (0) | 2021.12.27 |
---|---|
황재성(211223. 제천 우리탁구장) (0) | 2021.12.27 |
2021년 탁구 이야기 - [효성 리그전]에서 5수만에 우승(12월 5일) (0) | 2021.12.06 |
2021년 탁구 이야기 - 새로운 출발(1108) (0) | 2021.11.08 |
2021년 탁구 이야기--중간 점검, 그리고 스텝(0601) (0) | 2021.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