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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이야기

2021년 탁구 이야기 - 새로운 출발(1108)

by 길철현 2021. 11. 8.

9월부터 무력감이 찾아오더니 급기야 10월에는 불면증으로 고생하게 되니, 만사가 귀찮아 내 최애 취미인 탁구에까지도 흥미를 잃고 말았다. 억지로 레슨만 받다가 10월 5일 레슨을 마지막으로 탁구를 아예 중단하고 말았다.

 

그러다가, 20일 뒤인 10월 25일에 다시 탁구를 재개했다. 처음엔 하수들과 두어 게임을 하다가 차츰 게임 수를 늘려 나갔다. 그리고, 10월 31일에는 [디비전] 리그에 참가했다. 언제 개최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참가하기로 했는데, 날짜가 확정되었을 당시에는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 참석을 못한다고 했다. 두 명이 단식과 복식을 치면 되기 때문에, 멤버가 3명인 우리 팀은 내가 없어도 시합 진행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의외로 컨디션이 약간은 회복이 되었고 참가 팀이 세 팀 밖에 안 되어 최종적으로는 단식 2게임만 뛰기로 했다.

 

첫 게임 상대는 [서재탁구교실] 팀의 펜홀더 선수로 한 방이 상당히 센 사람이었다. 첫 세트는 약간 커트를 먹은 긴 서브와 YG 서브(아무리 연습을 해도 커트가 잘 들어가지 않아서 좌절의 연속이었으나 정작 시합 때는 의외로 상대방이 범실을 많이 해주었다)로 쉽게 따내었으나, 둘째 세트부터 내가 공격을 좀 해보려고 하니 스매싱은 번번이 미스가 나거나 상대방 디펜스를 뚫지 못했고, 드라이브는 상대방 커트를 이겨내지 못했다. 남은 것은 디펜스밖에 없었는데, 상대방의 강한 한 방 드라이브를 막아낼 수가 없었다. 1대 3으로 지고 나오면서 상대가 잘 치는 것도 있겠지만 내 몸이 아직 제대로 회복이 안 되었다는 걸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두 번 째 상대인 [올림픽 탁구클럽]의 사람도 커트가 굉장히 강해 드라이브로 올려놓기가 무척이나 힘이 들었고, 공격보다는 디펜스로 버티는 작전으로 나갔다. 이 사람은 포핸드보다는 백핸드가 좀 더 좋은 편이었는데, 어쨌거나 한두 볼 정도는 간신히 막아낼 수 있을 정도였다. 2대 2(패승패승), 9대 9 상황에서 내 서브였다. 내 짧은 커트 서브가 네트를 타고 탁구대 위에 떨어져 9대 10이 되었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공격으로 득점을 할 엄두가 안 나 지키는 작전으로 가기로 했다. 다행히도 상대방 공격이 이번에는 네트에 걸려 듀스가 되었다. 다시 한 점씩 주고받은 다음, 상대방의 범실을 유도해 13대 11로 승리를 거두었다. 내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는 못했어도 악조건 가운데서도 1승 1패를 해 면피를 한 건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탁구를 재개하고 2주가 지났다. 휴식기는 좋은 쪽으로 해석을 하자면 매너리즘에 빠졌던 내 탁구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작용을 해 상대방의 탁구와 내 탁구를 다소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여유를 안겨주기도 했다. YG 서브를 제대로 구사하는 것은 영원한 화두이고, 많이 깎인 커트볼을 재빨리 중심을 잡고 드라이브를 걸거나 아니면 커트로 되돌려주는 것도 반복해서 연습해야 할 숙제이다. 그리고, 내 플레이의 단점만을 부각시키지 말고, 장점을 극대화하여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