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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시

쥘 슈페르빌(Jules Supervielle) - 나는 혼자 바다 위에서 (김수영 역)

by 길철현 2016. 8. 30.

쥘 슈페르빌(Jules Supervielle)

 

나는 혼자 바다 위에서

 

나는 혼자 바다 위에서

파도 위에 直立

사닥다리를 기어올라가고 있다,

올라가고 있는 것이 다름아닌 자기인데

때때로 불안해져서 손으로 얼굴을 만져본다.

연해 새로운 계단이

인간으로서 힘 자라는 하늘 가까이까지

나를 올려보낸다.

끊임없이 딴 사람으로 태어나는 이 사닥다리 위에서

다시는 더 태어날 수 없는 지금의 나인데

어찌하랴! 아아

나는 격심한 피로를 느끼기 시작한다.

나는 추락할 것인가

쥐는데 도움이 됐다기보다도

理解하는 데 더 많이 도움이 된 이 두 손을 가지고 있는데도?

나는 추락한다 아차! 이미 추락했다

나는 움직이는 물이 된다

벌써 움직여버린 물이 된다

이미 詩人인 나를 찾지 말아라

難破人조차도 찾지 말아라.

                                 (김수영 역)

                                 (출전, 김수영, 전집 2-산문,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