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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밖의영상들

나는 신이다 - 조성현(2023)

by 길철현 2023. 4. 7.

이 다큐멘터리는 우리 사회를 뒤흔든 네 명의 사이비 교주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이 중에서 오대양을 이끌었던 박순자는 아직 해소되지 않은 의혹들이 있긴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채무로 신도들과 함께 자살한 것으로 보여 다른 교주들과는 양상이 다르다. 그리고 아가동산의 김기순은 아직도 건재하면 신나라라는 레코드 유통회사를 설립하여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김기순 측에서는 이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나머지 두 사람, JMS의 정명석, 만민중앙교회의  이재록은 인간의 욕망이 지향하는 바가 어디인가를 명료하게 보여준다(다큐멘터리의 내용이 맞다면 김기순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이 힘을 추구하고, 힘을 획득한 다음에는 자칫 욕망에 따라 행동하기 십상이라는 것을 이 다큐멘터리는 잘 보여준다. 돈과 성욕의 추구. 거슬러 올라가면 왕조 시대의 왕들에게는 이러한 부분이 거의 합법적으로 용인되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현대의 독재자들도 그 이면에서는 그래왔던 듯하다. 어쨌거나 놀라운 점은 그들이 그런 탈법적인 악행을 저질렀다는 부분보다도 '왜 인간은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하고 어리석게도 이런 사이비 종교에 빠져드는가' 하는 것이다. 이 사이비 교주들은 영악하게도 인간의 불안과 위기 의식 등 약한 부분을 아마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