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의 아내 제인 호킹의 회고록 [무한으로의 여행: 스티븐과 함께 한 삶](Travelling to Infinity: My Life with Stephen)을 바탕으로 한 영화. 대학원 재학 시절 루게릭병(근위축성측생경화증)에 걸린 천재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의 일대기인 동시에 제인 호킹과의 사랑과 결혼, 이후의 가정사 등을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는 발병 후 평균 수명이 4,5년에 지나지 않는데 반해 56년이나 더 살았다. 영화가 12세 관람가여서인지 가족 관계에서의 갈등보다는 병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학문적 업적도 쌓아가는 호킹의 모습을 부각시킨다. [모든 것에 대한 이론]이라는 원래 제목이 한국 관객들의 흥미를 끌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제목을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바꾼 것도 흥미롭다. 천재 과학자이자 중증 장애인인 호킹의 아내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좀 심도 있게 파헤치기 보다는 날카로울 수 있는 부분들은 잘라내고 좀 부드럽게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두 사람의 이혼과 재혼 또한 극심한 갈등 없이 전개된다. 스티븐 호킹과 그의 아내의 관계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영화가 제시하고 있는 모습들이 어느 정도 사실적인지를 판단하기 어려우나, 두 사람의 관계는 현실적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화목하며, 스티븐 호킹은 중증 장애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으로도 매우 성숙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현재의 시각에서 볼 때 오히려 두드러지는 점은 호킹이 발병한 1960년대에는 선진국인 영국일지라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미미했다는 사실이다. 어쨌거나 스티븐 호킹의 삶은 그가 천재 물리학자라는 점에서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루게릭병이라는 불치병을 앓으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견디며 살아나갔다는 점에서 한층 더 돋보인다. 영화는 극적인 긴장감을 의도적으로 마련하지 않더라도 그의 삶 자체가 관객들의 관심을 유지하기에 충분하다. 호킹 역을 맡은 에디 레드메인의 열연이 가슴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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