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소설이 나온 다음 해에 나온 이 흑백 영화는 대체로 원작 소설의 줄거리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으나, 결말 부분에서는 김약국의 둘째 딸 용빈과 강극이 결혼을 약속함으로써 좀 더 희망적이다. 영화가 큰 울림을 주거나 하지는 않으나, 소설의 내용 자체가 살인과 죽음, 광기 등으로 가득 차 있어 충격적이기 때문에 이것을 시각화한 데서 오는 충격은 소설을 읽어 이미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여전했다. 통영의 옛모습과 경남 사투리가 이 작품에 강한 지방색을 부여하고 있으며, 엄앵란, 황정순, 황해, 허장강, 신성일 등 어린 시절 보았던 배우들을 다시 볼 수 있었던 점 또한 흥미로웠다. 영화의 중요 부분은 일제 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1960년대 초의 통영의 모습이 일제 시대의 그것과 별로 차이점이 없을 정도로 개발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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