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사라마구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인데, 감독은 브라질 출신인 메이렐레스가 맡았고, 배우들은 대체로 미국 배우들이다(줄리언 무어, 마크 러팔로, 대니 글로버 등). 사람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전염병이 퍼지듯 차례차례 눈이 멀게 되고, 인간 세계를 이루고 있던 시스템은 붕괴되는 끔찍한 상태를 맡게 된다. 감독은 원작을 대체로 충실히 따르면서도 눈먼 사람들의 관점을 반영하는 온통 우유빛인 세상을 종종 삽입한다. 눈이 먼 상태에서의 참혹함, 그리고 불결함, 무법 상황, 나체 등이 제시되고 있지만 영화는 그것을 소설처럼 생생하고 절박하게 다가오게 하지는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게 되고 만 까닭 중의 하나는 아마도 악취라는 요소를 간과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비현실적인 대재앙의 상황 속에서 인간의 길이 무엇인지를 모색하고자 하는 사라마구의 의도를 영화라는 매체가 담아내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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