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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이성복

죽지랑을 그리는 노래

by 길철현 2023. 4. 24.

 

그 봄 청도 헐티재 넘어

추어탕 먹으러 갔다가,

차마 아까운 듯이

그가 보여준 지슬못,

그를 닮은 못

멀리서 내젓는 손사래처럼,

멀리서 뒤채는 기저귀처럼

찰바닥거리며 옹알이하던 물결,

반여, 뒷개, 뒷모도

그 뜻 없고 서러운 길 위의

윷말처럼

비린내 하나 없던 물결

그 하얀 물나비의 비늘, 비늘들

 

(용어 설명)

죽지랑 : 신라의 화랑. 그와 득오의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나온다.

반여 : 윷판의 중앙 (방)

뒷개 : 윷판의 첫 밭에서 앞밭으로 꺾이지 않고 일곱째 되는 밭 (앞밭 : 모의 자리)

뒷모도 : 윷판의 뒷밭에서 안으로 꺾인 첫째 밭 

 

(지슬이라는 말에서 이성복이 죽지랑과 윤슬을 떠올린 것이 아닌가 하는 억측도 해본다.)

 

득오의 모죽지랑가도 옮겨본다

 

https://blog.naver.com/qlsdlwkao/222283909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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