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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

허수경 - 바다가

by 길철현 2023. 4. 24.

깊은 바다가 걸어왔네​
나는 바다를 맞아 가득 잡으려 하네​
손이 없네 손을 어디엔가 두고 왔네​
그 어디인가, 아는 사람 집에 두고 왔네​

손이 없어서 잡지 못하고 울려고 하네​
눈이 없네​
눈을 어디엔가 두고 왔네​
그 어디인가, 아는 사람 집에 두고 왔네​

바다가 안기지 못하고 서성인다 돌아선다​
가지 마라 가지 마라, 하고 싶다​
혀가 없다 그 어디인가
아는 사람 집 그 집에 다 두고 왔다​

글썽이고 싶네 검게 반짝이고 싶었네​
그러나 아는 사람 집에 다, 다,​
두고 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