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시 및 감상

황인숙 - 조깅

by 길철현 2023. 4. 24.

후,후,후,후! 하,하,하,하!

후,후,후,후! 하,하,하,하!

후,하! 후,하! 후하! 후하! 후하! 후하!

 

땅바닥이 뛴다, 나무가 뛴다.

햇빛이 뛴다, 버스가 뛴다, 바람이 뛴다.

창문이 뛴다, 비둘기가 뛴다.

머리가 뛴다.

 

잎 진 나뭇가지 사이

하늘의 환한

맨몸이 뛴다.

허파가 뛴다.

 

하,후! 하,후! 하후! 하후! 하후! 하후!

뒤꿈치가 들린 것들아!

밤새 새로 반죽된

공기가 뛴다.

내 생의 드문

아침이 뛴다.

 

독수리 한 마리를 삼킨 것 같다.

'한국시 및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인숙 - 산책  (0) 2023.04.24
황인숙 - 봄날  (1) 2023.04.24
허수경 - 바다가  (0) 2023.04.24
김혜순 - 전염병자들아 - 숨차게  (10) 2023.04.24
박용래 - 저녁 눈  (0) 2023.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