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장의 여기저기 풀 죽은 쇠들
녹슬어 있고, 마른 풀들 그것들 묻을 듯이
덮여 있다. 몇 그루 잎 떨군 나무들
날카로운 가지로 하늘 할퀴다
녹슨쇠에 닿아 부르르 떤다.
눈비속 녹물들은 흘러내린다, 돌들과
흙들, 풀들을 물들이면서. 한밤에 부딪치는
쇠들을 무마시키며, 녹물들은
숨기지도 않고 구석진 곳에서 드러나며
번져 나간다. 차 속에 몸을 숨기며
숨바꼭질하는 아이들의 바지에도
붉게 묻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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