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정신이 투명하고 깨끗한 유리처럼 맑아
세상 모든 일이 이해되고도 남을 듯하다
이 마음이 다음 순간 석회라도 뿌린 듯 흐려지고
또 혼란스러워지고 마는 것은
나라는 존재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이고
주변 상황이 심연처럼 날 빨아들이기 때문이리라
하여 정신이 맑은 나에 집착하지 않는 것
세상은 온통 힘겨움 뿐이라는 생각에 빠지지 않는 것
그러나 생각의 수레바퀴를 한 바퀴 더 돌려보면
이 순간의 투명함과 깨끗함 또한
오랜 병에서 회복된 자의 착시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도돌이표로 반복해 온 지난 삶이 말해준다
(그렇지 않다, 한 소식이 나를 스치고 지나간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래, 모든 건 삶의 다면성,
타나토스의 크고 차가운 낫이
내 목을 댕겅 베어버리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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