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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재인폭포

재인폭포[경기 연천군 연천읍 부곡리 489](20240923)재인동굴

by 길철현 2024. 10. 1.

[탐방기] 작년 6월 1일에 재인폭포를 찾았으니까 1년 3개월 20일 이상의 시간이 지난 다음에 다시 찾은 셈이다. 무척 오랜만에 찾은 것이 되는데 오는 길에 나는 '재인폭포 가는 길'이라는 시를 머릿속으로 거의 매듭을 지은 다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는 몇 군데 수정을 했다. 좀 더 가다듬을 필요는 있었지만 대체로 끝이 났다고 봐도 무방했다. 

 

재인폭포는 지난번에 찾았을 때에서 또 한 번 변신을 해 예전에 차가 들어갈 수 있던 곳을 못 들어가게 막아 놓았다. 대신에 전기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든지(성인 왕복 2천 원), 아니면 1킬로미터 정도를 걸어가야 했다. 내가 도착한 시각은 오전 7시 20분, 이른 시각이라 아직 셔틀버스가 다니지 않았다. 나는 협곡을 따라 난 데크길을 걸어갔다.  

재인폭포를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포함시킨 것은 좋은데, 아래에는 영어로 Jaein Falls라고 적힌 것이 거슬린다. 적어도 한글과 영어를 병기해야 하지 않을까?
폭포로 들어가는 도로 북쪽으로 심어놓은 황화코스모스가 만발했다.
억새들, 갈대와 억새는 구분이 쉽지 않다. 내 나름으로는 좀 가지런한 것이 억새라고 보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한탄강댐은 원래 계획과는 달리 다목적댐에서 홍수조절용 댐으로 바뀌었고, 그것도 평화의 댐처럼 평상시에는 물을 가두지 않는 건류댐이라 고문리 마을과 기풍 식당 등이 수몰되었다기 보다는 철거되었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듯하다.
한탄강, 한탕강
길과 연결되는 부위에 낮은 다리가 있어서 연천댐이 붕괴되었을 때 이곳을 이용하기도 했다. 옆에 보호 레일이 없어서 지날 때마다 항문이 간질간질. 그러다가 몇해 뒤 홍수가 났을 때 이 다리도 떠내려가고 말았다.
이틀 전에 비가 많이 내려 강물이 수량이 풍부한 흙탕물이다.
연강임술첩에서 연강은 임진강을 가리킨다.
신라와 고구려의 국경 역할을 하기도 했던 한탄강.
한탄강과 재인폭포 개천(이 개천의 이름은 따로 없는가?)이 만나는 곳, 물 빛깔이 극명하게 다르다.
비가 많이 내려 재인폭포 앞 무명폭포도 활기를 띠고 있다.
암석 정원은 별로 흥미를 주지 못했다.
이건 또 뭐지? 오른쪽에는 이곳의 좌표가 나와 있네.
출렁다리를 건너는 부부
무명폭포로 이어지는 개울
출렁다리 위에서 찰칵
무명폭포 단독 샷

 

 

폭포 앞에서는 오랜 시간을 머무르지는 않았다. 예전에는 바위에 앉아 폭포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잡아보려 무던히도 애를 썼는데. 

폭포 오른쪽 위에서.

[미래의 재인폭포, 선녀탕]

 

이름 그대로 선녀들이 목욕을 하고 갔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재인폭포와 더불어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풍경은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신비로움과 감동을 선사한다.

 

선녀탕은 현재의 재인폭포를 구성하는 현무암 주상절리 중에서 재인폭포 상류에 위치하여 풍화와 침식이 빨리 진행되어 만들어진 작은 소이다. 즉, 선녀탕은 현재의 재인폭포 상부에서 물리적으로 가장 약한 곳이 먼저 침식되어 생겨진 폭포호이다. 재인폭포를 구성하는 주상절리는 육안으로 크게 3매(?) 이상 구분되는 형태를 보여준다. 이와 같이 주상절리의 형태가 구분되는 것은 풍화되는 특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재인폭포를 구성하는 주상절리 절벽이 침식되어 무너지면서 폭포가 뒤로 물러나는 것은 한 번에 붕괴되어 후퇴하는 것이 아니다. 주상절리가 풍화되고 침식되는 부분이 서로 다르게 붕괴되는 것이다.

 

선녀탕은 현재는 작지만 지금의 재인폭포 주상절리가 오랜 세월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침식되어 붕괴되면 미래의 재인폭포가 형설 될 곳이다. 그때가 되면 또 다른 선녀탕이 새로운 재인폭포의 상류에 생겨날 것이다.

제법 폭포의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 선녀탕. 재인폭포 상류에 위치.

푸드트럭 중 한 곳이 벌써 장사를 시작해 재인동굴에 들렀다가 나오는 길에 시원한 딸기라떼를 한 잔 했다. 

 

주차장 우측에 있는 재인동굴은 지난번에 들를 때까지만 해도 안내판을 보지 못했는데, 그 사이에 새로 개발을 했거나, 내가 미처 못 보았던 듯하다. 재인동굴로 가는 길은 약간 오르막을 올라가면 그때부터는 경사가 거의 없어서 걷기가 아주 편했다. 

안전상의 이유로 동굴 앞에는 철책을 둘러서 출입을 막아놓았다. 인공동굴로 보였는데, 내려오는 길에 예전에 이곳에서 군 생활을 한 분을 만나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산길을 조금 더 걸어가니 재인폭포 상류의 개천이 나왔다.

그 분은 88년을 전후해서 이 부근에서 군대 생활을 했는데, 이 재인동굴은 '짱 박혀서 술을 마시곤 하던 곳'이라고 했다. 내가 이 동굴이 인공 동굴이 아니냐고 하자, 천연 동굴이라고 했다가 입구는 천연 동굴인데, 안쪽은 인공 동굴이라고 수정해서 말해주었다. 그런데, 한 번은 선임하사와 완전 군장을 하고 굴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보려고 전진했는데 아무리 나아가도 끝이 보이지 않아, 3킬로 정도 지점에서 돌아 나왔다고 했다. 이 부근에 그런 굴이 많다는 말도 했다. 이곳이 38선 이북 지역이라 북한의 지배 아래 있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는 데다, 전쟁 이후에도 북한이 땅굴을 팠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재인 동굴이 북한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믿기 힘든 이야기였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부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재인폭포 북쪽에 있는 토토봉도 바위산이라 생각보다 가파르고 험하다고 했다. 생각만 있고 행동에는 옮기지 못하고 있는데 토토봉을 꼭 한번 등반해야겠다는 의지가. 

낙타 등을 닮았다는 토토봉.
스님들도 나들이에 나섰네.

 

 

시간이 촉박하여 인근의 다른 장소들은 들르지 못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