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호미곶 대보리에 위치한 이 저수지는 그 이름 때문에 자칫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나, 저수지 자체는 길쭉한 일자 모양의 전형적인 계곡형이다. 1977년에 조성되었으며, 만수면적은 13.2헥타르이다. 제방에 올라 잔잔한 물결을 보다가 몸을 돌리면 멀리 동해가 보이는 것 또한 다른 곳에서는 누릴 수 없는 호사이다.
[탐방기]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오는 길에 우연히 상주에서 대조못(대조지)을 발견하게 되어 그 이름 때문에 예전부터 한 번 들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이곳을 이날 찾았다. 뒷좌석에 앉은 어머니는 계속 졸았고, 구룡포를 지나 이 저수지로 향했다.
내비의 안내대로 대천길을 따라 올라갔는데, 이 길 중간에 위의 사진 정도는 아니어도 덜 치운 흙이 밭쪽으로 높이 쌓여 있어서 자칫 차가 뒤집혀 도랑으로 빠질 위험이 있어 보였다. 멋모르고 일단 차를 올린 상태라 후진하는 것은 더 위험해 보여 조심스럽게 나아갔다. 때마침 걸어 내려오던 분들이 있었고 그분들이 앞에서 살펴보고 있어서 약간이나마 마음이 놓였다. 나올 때는 이 길을 다시 이용할 엄두가 안 나 해맞이로 125번 길을 탔는데 길을 좀 헤매기도 했다.
제방 왼쪽으로 올라갔더니 길과 제방 사이로 여수로가 있었고 다리 등이 없어서 제방으로 올라갈 수 없었다. 다시 내려와 오른쪽 길을 탔다. 오른쪽 길은 제방까지 이어졌지만 좁아서 차가 관목 잔가지에 약간씩 긁혔다.
저물어 가는 구름 낀 하늘엔 붉은빛이 감돌고 잔잔한 수면 위에도 희미하나마 붉은빛이 반영되고 있었다. 고요하고 쓸쓸하고 차분한.
돌아오는 길에는 929번 지방도 호미로를 따라왔는데 기대하지도 않은 붉은 노을을 마주하는 행운도 누렸다. (내 루믹스 카메라의 메모리가 다 차서 휴대폰으로 찍었는데 화질이 괜찮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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