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경. 사람풍경. 예담, 2004/06 (160325) (160328)
소설가인 김형경이 자신의 정신분석 치료에서의 체험, 그리고 정신분석과 그 밖의 심리학 서적들을 바탕으로 인간의 심리를 “재미있게,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기술”(6)하려 시도한 책. 2004년에 [아침바다]에서 출판했다가, 2006년에 [예담]([위즈덤 하우스]에서도 나왔는데 그것은 어떻게 된 것인지?)에서 다시 출판했는데, 상당히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으나 인터넷에 얼핏 확인한 바로는 그녀의 심리 에세이는 시리즈로 계속 출간되어 지금은 여섯 권까지 나왔다. (그 이상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심리 전문가가 아닌 소설가가 썼기 때문에 이 책은 그렇게 깊이가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지만, 자신의 장기간의 외국 여행에서의 경험들 - 그녀의 여행은 서문에도 나오듯이 “집을 팔아서 여행”(7) 경비를 마련하였기 때문에 화제가 되었다 -과 우리 마음의 여러 국면들을 교묘하게 접목시키면서 그것들을 소설가 특유의 유려한 문체로 풀어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비전문가이고 외국어 실력의 부족으로 우리말로 번역된 책들만을 읽은 것으로 드러나는데, 그렇더라도 그것을 어느 정도는 자기 것으로 소화해서 적절하게 인용하고 있다는 것도 이 책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정신 분석]에 대해 너무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나,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때로는 너무 단순화되는 면은 없지 않은가 하는 것 등에 대한 우려는 지울 수는 없다. 또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종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종교와 분석 치료는 다르지 않”고 “분석 치료가 끝난 후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종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372)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종교를 하나의 환상’으로 본 프로이트의 생각과는 배치되기 때문에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언급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뭔가 새롭거나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해 주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고통 받고 또 욕망하는 한 인간인 김형경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 더욱 관심이 갔다.
[발췌 부분]
25. 제임스 F. 매스터슨. 참자기
26. W. 휴 미실다인. [몸에 밴 어린 시절]. 내재 과거아
33. 줄리아 크리스테바. [사랑의 역사] 인간의 한평생은 거대하고 영원한 사랑의 과정이다.
38. 사랑으로 진입하는 순간 내면에 있는 사랑의 원형, 엄마와 나누었던 최초의 사랑이 따라 나온다.
39. 사랑만 제대로 해낼 수 있다면 인간 정신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된다고 한다. 정신분석은 사랑 앞에서 좌절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일이라 한다.
47. 신경증 환자의 특별한 기준 A Special Type of Choice of Object Made by Men
49. 창녀에 대한 사랑 - 최상의 가치의 뒷면이자 자기 존중감이 약한 자의 사랑법
연인을 구원하려는 태도 - (상대를 구원하고자 하는 마음). 그런 방식으로 상대를 지배하려는 이타주의적 방어기제의 발로가 아닐까.
76. 데이비드 번즈 [우울한 현대인에게 주는 번즈 박사의 충고]
우울함을 느낄 때 당신의 사고는 부정성에 의해 지배받고 있다. 그 때는 자신뿐 아니라 세계 전체를 어둡고 침울한 용어로 자각한다. 당신의 정서에 혼란을 일으키는 부정적 사고에는 거의 언제나 커다란 왜곡이 포함되어 있다.
85. 설사는 - 불안감에 대한 대표적인 신체적 반응.
98. 그 공포심은 점점 심해져서, 정신분석을 받기 직전에 가장 고통스럽고 불편했던 감정도 공포였다. 허공이나 어둠 속에서 온갖 종류의 비현실적인 환영을 보았고, 그들이 등장하는 악몽을 꾸거나 가위눌렸고, 기어이 잠자리에 들기조차 두려워졌다. . . (공포에 대한 개인적 체험.) (이것이 억압된 분노)
120. 라캉은 정신분석의 끝에서 피면담자가 느끼는 감정 - 고립무원의 느낌. “아무한테도 도움을 기대할 수 없다”는 느낌. 의존성이 극복되는 지점.
121. 황인숙. [자명한 산책] - 강
135. 중독을 치유하는 일 - 정신의 지층을 재배열하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
그것이 힘든 진짜 이유는 심리적인 해체가 선행되어야 하며, 절대로 돌아보고 싶지 않은 내면으로 들어가 유아기의 고통과 직면.
139. 질투 - 세 사람. 특정인 / 시기 - 두 사람. 불특정 다수
167. 분열 - 어떤 이유로든 좋은 엄마의 이미지와 나쁜 엄마의 이미지를 한 엄마 속에 통합시키지 못한 사람은 심리 내부에 ‘좋은/나쁜’의 이분법을 갖게 된다.
172. 매트 리들리 - [이타적 유전자]
219. 콤플렉스 - 개인의 내면에 억압된 잠재된 관념. (융)
235. 김형경이 자기 자신의 사진은 한 장도 찍지 않은 것. 사람들에게 부탁하지 않은 것.
263. 인간이 몸으로 경험하는 모든 통증, 마비, 종양 등이 표출하지 못한 감정이 신체 기관으로 되돌아가 일으키는 반란.
308. 인간은 본질적으로 늘 무엇인가를 욕망하는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의 어떤 행위에도 당사자의 욕망이 배제된 행위는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321. 인정 중독
326. 공감 - ‘환자의 내부 경험에 일관되게 초점을 맞추는 것’
344. ‘혼자 있다’라는 말이 거느리는 이미지나 울림은 그 진폭이 상당히 크다. 고독을 잘 이겨내는 강인한 인성의 소유자라는 의미부터 외롭고 청승맞은 사람이라는 인상까지, 세속을 벗어난 독야청청한 수행자의 이미지부터 세상의 흐름에서 소외된 인물이라는 이미지까지, 아마 ‘혼자 있다’는 말에는 두 가지 측면이 다 존재할 것이다.
(이 부분은 노명우의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와 상당히 겹친다.)
345. 인간이란 다만 끊임없이 욕망하는 이기적이고 불완전한 존재일 뿐이며, 바로 나 자신부터 그렇다는 것을.
359. 인간 정신에 ‘정상’의 개념은 없으며, 생이란 그 모든 정신의 부조화와 갈등을 끊임없이 조절해 나가는 과정일 뿐임을 알게 되었다.
363. 고흐 이야기 - 오류 많음.
364. 롤로 메이 - [사랑과 의지]
368. 자기 실현 - 억압이나 회피의 방어기제를 벗고, 이상화된 자기 이미지도 깨뜨리고, 외부에 내보이는 페르소나도 벗고, 진정한 자신의 내면에 닿는 것, 그것이 본래의 자기 자신을 찾는 일이라고 한다. 본성의 자기와 만날 때에야 빛나는 통찰과 창조의 순간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369. 종교와 분석 치료는 다르지 않다고 한다. 모든 심리 치료자들은 분석 치료와 종교적 믿음을 병행할 것을 권한다.
372. 절대자를 향해 자신을 낮추는 행위를 통해 가장 먼저 나르시시즘을 극복하게 한다.
'책을 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임스 조이스 -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읽고 (0) | 2016.10.06 |
---|---|
[성서]를 읽고 나서 - Good New Bible (0) | 2016.09.30 |
마크 트웨인 - 허클베리 핀의 모험 [Mark Twain -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160605) (0) | 2016.06.05 |
투키디데스 - [펠레폰네소스 전쟁사] Thucydides (2001) (0) | 2016.04.23 |
노명우 -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0) | 2016.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