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 Austen, Sense and Sensibility, Penguin(000208)
[영어책을 읽는 것은 아직도 수월하지 않다. 희종이의 말처럼 싸워나가야 할 것이다.]
(19:30--
[Wallter Allen의 [The English Novel]의 번역에 앞서서, 일단 될 수 있는 대로 영어 소설을 많이 읽어나가기로 했고, 그 첫 번째 작가가 제인 오스틴이고, 그 첫 작품이 바로 이 책이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그녀의 인간관이나 세계관에 개인적으로 공감을 하는가 하지 않는가를 잠시 미루어 두고, 소설 미학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그 완벽성 때문에, 그녀가 보여주는 세계가 상당히 좁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흐름에도 그 빛이 바래지 않는 듯 하다.
이 작품은 그녀의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출간된 작품인데(1811), 몇 년전에 영화화되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고 할 수 있다. 오스틴이 남긴 여섯 편의 장편이 모두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문제, 젊은 여성의 결혼 문제가 이 작품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그녀의 다른 작품 [Pride and Prejudice]처럼, 이 작품도 그 제목이 소설의 주제를 암시하고 있다. (그녀가 소설을 통해 이러한 주제에 접근해 나가는 것이 나에게는 이전의 표제 음악을 연상시킨다.) 따라서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제목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Elinor와 Marianne에 의해 대표되는 [sense]라는 말과 ‘sensibility'라는 말은 각각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을까? sense라는 말은 분별이라는 의미, 그러니까 올바른 이해와 판단(good and esp. practical understanding and judgment--Longman 5)이라는 의미이며, sensibility라는 말은 현대적인 의미에서 sensible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sensitive하다는 의미로 사용되어, ‘다감’하다는 뜻에 가깝지 않나 한다. 사회적 규범이나 예법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사물에 민감하고 자신의 감정 표현을 솔직히 하는 Marianne이 이 말이 뜻하는 바와 잘 매치가 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오스틴은 자신의 작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드높이지는 않지만, 인간이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차근차근 천착해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듯이 그녀는 사회라는 테두리 자체를 받아들이는 데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엘리너와 메리앤이라는 두 자매가 숱한 우여곡절을 겪고 난 뒤, 어떻게 성공적인 결혼으로 나아가는가를 차분하게 보여준다. (첫 번째 출판된 작품이라 그런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는 모르나, 이 작품에는 [Pride and Prejudice]에 나오는 콜린즈나 베넷 부인 같은 코믹 캐릭터의 등장이나, 극적인 갈등 등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아서, 소설로서의 흥미가 떨어진다.) 엘리너와 메리앤은 각각 에드워드와 윌러비라는 총각을 좋아하고, 결혼을 기대하지만, 두 사람 다 심한 좌절감을 맛본다. 엘리너는 에드워드가 루시라는 여자와 비밀 약혼 상태에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윌러비는 돈 때문에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한다. 그런데, 엘리너는 자신의 아픔을 감추고 오히려 에드워드와 루시와의 결혼과 두 사람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돕는 한편, 심통해 하던 메리앤은 병을 앓고 난 뒤 자신이 겪은 고통이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엘리너에게 털어놓는다.(I saw that my own feelings had prepared my sufferings, and that my want of fortitude under them had almost led me to the grave. p337)
앞에서도 말했지만, 오스틴은 ‘사회라는 테두리’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에,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그 사회에서 제대로, 혹은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분별력을 지니고,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억제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Tony Tanner가 introduction에서 밝혔듯이, 이 작품의 주제는 프로이트가 [문명과 그 불만]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와도 잘 연결이 된다. 누구나 자기만을 내세우게 된다면 이 사회라는 테두리는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오스틴의 태도가 다소 낭만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이 작품에서 두 자매가 모두 성공적인 결혼을 하게 된다는 결론 부분이다. 메리앤에게는 처음부터 윌러비를 대신할 브랜던 대령이 있었지만, 루시가 에드워드의 동생 로버트와 결혼을 하게되어, 엘리너가 에드워드와 결합하게 된다는 것은 다소 억지스럽다. 이 부분이 이 작품이 오스틴의 다른 작품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토니 태너는 또 이 작품에서 분리할 수 없는 것을 분리해서, 하나로 통합되지 못하고, 작품이 계속 나뉘어지는 듯한 인상을 준다고 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을 해보아야 할 듯하다.
[감기와 무기력증이 겹쳐서 작품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 아쉽다. 하지만 그것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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