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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이야기

노무라 아쓰시, 고흐가 되어 고흐의 길을 가다. [고흐 관련 서적] Gogh

by 길철현 2016. 4. 11.

*노무라 아쓰시, 고흐가 되어 고흐의 길을 가다, 김소운, 마주한, 2002


일본인인 노무라 아쓰시가 쓴 이 책은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서한집을 근간으로 하여, 그가 머물렀던 곳을 일일이 둘러보고, 그곳의 풍광이라든가, 그곳에서 받은 느낌, 또 당시 고흐가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등을 침착하게 써낸 책이다. 저자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책이라기보다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고흐의 삶의 궤적으로 일반 독자들을 인도하려고 애쓰고 있다. 한 가지 이 책만의 특징이라면 빈센트처럼 화가인 작가의 형이 중간 중간 빈센트가 머물렀던 곳을 드로잉하여 삽입하고 있다는 점이리라.

저자의 개인적 견해가 두드러지는 부분은 빈센트가 테오가 화가가 되지 않은 것에 상당한 불만을 가졌다고 이야기하는 곳이다. 그리고 빈센트의 자살 원인에 대한 저자의 견해는 독창적이라기보다는, 빈센트의 성격과, 병발 후 빈센트의 심리 상태 등을 추적해 보면 그렇게 추정하는 것이 타당성이 있어 보이고, 다른 저자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깊이 있는 책은 아니지만, 빈센트 반 고흐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이 책에도 고흐의 전기적 사실에 대한 조사가 미흡한 부분이 몇 가지 있고, 그 결과 몇 가지 실수가 눈에 띈다.

1)스트리커 외숙부(79); 스트리커는 빈센트의 외숙부가 아니라 이모부이다.

2)모우베는 외사촌 누나의 남편(118): 모우베(혹은 마우베 Mauve)는 외사촌 여동생(Jet Carbentus 1856-94)의 남편이다.

3)사촌 동생인 케이(119): 케이는 빈센트보다 7살 연상이다.

4)1890년 2월에는 다시 입원한다(239): 이 부분은 착오인 것 같은데, 빈센트가 아를 병원에 다시 입원한 것은 1889년 2월이다.

5)이 미완성 편지는 실은 고흐가 자살하기 4개월 전에 쓴 것이다(299): 이 부분은 저자의 실수인지, 번역자의 실수인지, 아니면 그 밖의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4개월이 아니라 4일 전이다.


[발췌]

*인간은 누구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먼 길을 걸어가야만 하는 법이니까요. (41) [고흐의 대답]

*시엔의 말년은 결코 행복하다고 할 수 없었다. 1901년 50세의 그녀는 친척의 강요로 결혼한다. 결혼이라고는 하나 상대는 만나 본 적도 없는 남자로, 아이들의 장래를 걱정한 친척이 호적상으로나마 아이들에게 아버지를 만들어 주라고 했던 것이었다. 그녀는 그 남자를 평생 만나 본 적이 없다. 3년 후인 1904년, 고흐가 세상을 떠나고 14년 후에 시엔은 네덜란드의 항구에서 투신 자살하여 생을 마감한다. 그녀가 자살한 정확한 장소도, 이유도 전해지는 바가 없다. (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