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미 입춘도 지났고 날짜도 2월 중순을 향하고 있는데,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고 한다. 내 생각도 이 때늦은 동장군처럼 추위에 떨고 있다.
넓게 보아 세계 경제가 리먼 브라더즈 사태 이후의 불황에서 벗어나는지 어떤지 아직 미지수이고, 거기다가 대다수의 예측을 뒤엎고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앞으로의 국제 정치가 어떻게 흘러갈지, 특히 미국과 우리나라, 또 미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과 주변국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온통 불투명하다. [두 얼굴의 사나이] 같이 국내 정치와 국제 정치에 있어서 양면성을 보여온 미국인데, 트럼프의 [반 이민법] 행정명령을 미국 법원이 제동을 건 것은 지도자의 독불장군 식 정책이 그래도 미국적 민주주의라는 방어막에 걸리는 모습이라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해준다.
우리나라는 정말 혼미스럽다.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겠다'던 말을 정말 헌신짝처럼 던져버리고, 자신의 안위와 억울함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 심대한 혼란은 헌재의 심판이 나와야 일단은 큰 고비를 넘길 듯하다. 거기다 AI에 이어 구제역까지 '심각'단계라 먹거리 문제는 물론, 물가와 생활고 등이 눈앞에 와 있다.
우리 앞에 닥친 상황이 어둡기 때문인지 암울한 이야기로 글을 열고 말았다. 그것은 지난 한 달 반 동안(어느새 한 달 반이나 지나갔구나!)의 코치 생활이 내 나름대로 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보려하고, 또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노력을 경주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이라는 단단한 벽 앞에서 기대했던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40년 동안 즐겨온 탁구. 그렇게 탁구를 치고 또 20년 이상 레슨을 받으면서 배우고 익힌 것을 초보자와 초급자 분들에게 될 수 있는 대로 정확하게 가르쳐 주려고 애를 썼고, 그러면 어느 정도의 호응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나에게 레슨을 신청한 분들 중 세 분이 부상으로 레슨을 중단하게 되었고(너무 몸에 무리가 가게 레슨을 한 것인가?), 이제 낮 레슨을 하던 코치분이 그만 두게 되어 낮 레슨도 맡게 되어 회원분들이 좀 늘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또 지켜보아야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지난달 나의 수입은 관장님이 자신의 레슨을 내가 하도록 배려했음에도 50만 정도였다(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6시에서 10시까지 네 시간 동안). 애초의 예상이나 기대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액수이다. 돈 문제만 놓고 따진다면 기름값 등을 생각해 볼 때 별로 남는 것이 없는 장사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에게 탁구를 가르치는 일은 여전히(아직은) 즐겁다. 직종이 다르기는 해도 과외와 강사 생활을 20년 이상했으니, 가르치는 것이 이제 제2의 천성이 된 듯도 하다.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개성이 있어서 아무리 내가 A라고 말한다 해도, 그것을 곧이 곧대로 A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포핸드만 해도 내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폼을 아무리 이야기해주고 스윙 연습을 할 때는 좀 따라한다고 해도, 실제 볼을 칠 때는 자신의 특성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 다양성이 우리 삶을 흥미롭게 하고, 또 가르치는 일이 단조롭지 않게 해준다. 그렇지만 각자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탁구를 꾸준히 치다보면 공통점도 있기 마련이다. 이것 또한 경시할 수 없는 차원이다.
거기다 [어룡 탁구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새롭게 만났고 또 조금은 친해졌다.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인데 일을 마치고 탁구 실력 향상과, 건강, 그리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탁구를 치러 오는 분들에게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흐뭇하다.
정해진 시간에 가야할 곳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구속이면서도 또 그것에 순응할 때는 우리의 생각을 단순하게 해준다. 탁구장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서 공부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도 있는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니까 오히려 그 부족한 시간을 잘 쪼개서 활용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몸이 피곤하니까 내 운동을 약간 게을리 하는 면이 있다. 시간이 날 때 그 동안 게을리한 서브 연습을 지속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한 달 뒤에는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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