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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래드, 조지프

조지프 콘래드 - 유랑자 (Joseph Conrad - The Rover) [1923]

by 길철현 2017. 2. 13.


[감상]


완결된 장편 소설로는 마지막인 이 작품은 그의 작품의 주된 소재인 '바다'는 아니지만, '은퇴한 선원'(해적?)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거기다 배경도 1804년의 프랑스 외딴 반도라는 점 또한 특이하다(콘래드는 후년에 이르러 한 때 머물렀던 프랑스와 또 나폴레옹 시기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 [Duel]이라는 흥미로운 작품도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 중심에는 나폴레옹 시기가 놓여있고, 그의 마지막 작품이자 미완성 장편이 [Suspense] 역시도 나폴레옹을 직접 다뤘거나(확인 필요) 그 시기가 주된 배경이다). 작품의 배경이 나폴레옹이 황제에 올라 유럽 각국, 특히 영국과의 전쟁에서 대륙 봉쇄 때문에 고전하는 시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일종의 역사 소설의 성격을 띤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초반부의 진행이 달팽이의 행보처럼 너무 느려서 지루한 느낌을 참고 읽기가 힘들 정도이다. 작품에서 사건다운 사건이 진행되는 것은 작품이 삼분의 일은 진행이 된 다음이다.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유랑자로 바다를 떠돌다(불법적인 행위도 많이 한 듯이 보인다. 그러면서 상당히 많은 재산을 모았다.) 고향 근처에 정착한 페이롤은 은둔자로 살아간다. 그가 머물고 있는 집안의 사람들 중 주인은 혁명주의자이고, 집안 일을 맡아보는 캐서린은 세상사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중늙은이이다. 혁명주의자인 세볼라와 혁명의 와중에 부모를 잃고 그 때의 트라우마로 밤이 되면 마구 돌아다니는 아를렛(캐서린의 질녀이기도 하다). 그리고, 영국군의 동태를 감시하는 해군 장교 레알 등이 주 등장인물이다.


분량은 장편 분량이지만 콘래드의 소설이 흔히 그러하듯, 이 작품은 프랑스와 영국의 전쟁이라는 큰 시대적 배경 가운데에서, 은둔자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 등장인물들, 그리고 아를렛과 레알의 사랑 이야기로 단순한 몇 가지 소재로 진행이 된다.


콘래드는 '혁명'이라는 거창한 구호 아래 진행된 '폭력'에 대해 혐오를 느끼고 있는 듯이 보이며(인간 전체에 대해 염세적이고 비관적인 시각),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죽음을 꿈꾸고 삶에 지친 모습이다. 


영국군에게 거짓 정보를 흘려 영국군을 혼란에 빠트리려는 레알의 작전에, 페이롤은 레알마저 속여 넘기고(속아 넘어가 준 것인가?)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레알과 아를렛의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돕는다(이 와중에 그의 충복인 미셀과 레알에 대한 질투심으로 레알을 죽이려 했던 세볼라까지도 죽게 된다).


대부분의 콘래드 소설에서 주인공은 죽고 만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로드 짐]과, [노스트로모]일 것이다. [암흑의 핵심]에서도 말로는 살아 남지만 다른 주인공인 커츠는 죽고 만다. 그것은 콘래드의 정신 상태와도 연결이 될 것이다. '상징적인 죽음' 없이는 재생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 이 콘래드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마지막 단편집인 [Tales of Hearsay]에는 주인공이 그 상대역을 '죽여주어야 하는' 그런 위치에 있는 단편이 두 편이나 있다.) 콘래드 작품의 이러한 구도를 어떻게 해명해 내야 할 지 잘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발췌)


(2) He had been a rover of the outer seas; he has grown into a stranger to his native country.

(12) 돈을 몸에 지니고 다님. 상당한 액수(6,7만 프랑)

(38) That sea-rover turned rustic was now perfectly at home in that farm which, like a lighthouse, commanded the view of two roadsteads and of the open sea.

(78) The rover gave a start and became rigid in a pose of tense apprehension. A man who is in such a frame of midn that a leaping goat makes him start cannot be happy.

(88) 페이롤의 여성에 대한 견해. 여성을 더 믿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점에 주목.

(95) 캐서린은 신부를 사랑.

(104) Any one of them(군인) was capable of jumping on his best friend on account of some officer-like notion or other.

(132) 이 부분 중요. 자유와 평등과 우애에 대한 페이롤의 생각은 일정 정도는 콘래드의 생각이 묻어 있다. 콘래드의 인간에 대한 불신, 비관적 세계관을 잘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133) 영국인 선원을 때려 눕혀 놓고 영국에 대한 감정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중요. 영국에 대한 콘래드의 입장.

(153) 이 작품 전반에는 [프랑스 대혁명]이 갖는 폭력성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귀족주의적이라고 해야할까?

(154) 혁명의 와중에 부모님을 잃은 아를렛이 군중에 휩쓸려 하루 종일 따라다닌 것.  

(156) 신부의 기독교적인 조언에 주목

(160) 레알(Real)이 아를렛의 손에 키스하는 이 장면은 두 사람이 품고 있는 애정이 확인되는 순간이다. 두 사람 다 반혁명? 세력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아를렛이 세볼라를 떠나 레알에게로 가는 것. 페이롤이 세볼라를 죽게 만드는 것 등은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164) She felt on one of them the impress of Real's lips, soothing, reassuring like every certitude, but she was aware of a still remaining confustion in her mind, an indefinite weariness like the strain of an imperfectt vision trying to discern shifting outlines, floating shapes, incomprehensible signs.

(166) 세볼라가 모든 귀족과 반역 세력의 자식들도 모두 죽였어야 한다고 언급하는 이 부분은 중요하다. 콘래드와 연관시켜서.

(171) jealousy without love

(175) 아를렛의 젊음. 생명력에 대한 언급.

(183) To rob him of his right to Arlette was part of the conspiracy no doubt. (183) 세볼라.

(209) 레알, 고독한 영혼. 삶에 아무런 의미도 찾지 못하는 것. 친구가 없는 것 등은 뒤에서도 언급이 된다.

(211) 자살하고 싶은 마음. 레알

(212) Real's misanthropy was getting beyond all bounds.

(213) 레알은 자신이 직접 영국군의 포로가 되기로 결심.

(216) 영국과 프랑스의 전쟁이라는 측면과. 아를렛과 레알의 새로운 사랑을 세볼라가 질투하는 사랑의 문제도 같이 진행.

(230) 혁명의 와중에 당한 일 때문에 아를렛의 정신 상태는 온전치 못함.

(235) Catherine: Monsieur Peyrol, I am tired of life.

(241) Peyrol의 생각 : I am . . . at the end of my endurance. I am half dead already. Yes! but what is left of that life does not belong to me now.

(246) Arlette의 꿈. 페이롤의 이름을 부르는 것.

(267-8) 페이롤은 자기 희생을 하지만 그 와중에도 철저히 계산된 행동을 한다. 세볼라의 죽음이 안타깝다.

(274) such proofs of his seamanship

(275-6) I[Nelson] am like that white-headed man you admire so much.  이 장면에서 페이롤은 넬슨의 지위로까지 격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