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문학개관]이라는 전공 수업에서 쪽지 시험을 보던 중의 일이다.
한 여학생이 "교수님, 23에서 25번 문제와 26에서 28번 문제가 똑같아요"라고 말해서,
나는 "문제를 잘 읽어 보세요"라고 말해주었다.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23-25 T. S. 엘리엇의 잘 알려진 시론 세 가지를 한글로 쓰시오.
23. __________
24. __________
25. ___________
26-28. T. S. 엘리엇의 잘 알려진 시론 세 가지를 영어로 쓰시오.
26. ________
27. ________
28. ________
잠시 후 이번에는 한 남학생이 또 "교수님, 23에서 25번 문제와 26에서 28번 문제가 똑같아요"라고 말해서,
나는 다시 한 번 "문제를 잘 읽어 보세요"라고 말해주었다.
이 학생은 완고하게 "완전히 똑같은데요"라고 했고,
나는 "좀 더 자세히 읽어 보세요"라고 거듭 말해주었다.
(그러자 이 학생이 "아, 망했다"라고 짧게 탄식을 내뱉었다. 영어로 쓰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유머의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짧은 데 웃긴 이야기 ii (0) | 2022.01.17 |
---|---|
그 누구도 몰랐던 사실 (0) | 2020.02.09 |
짧은 데 웃긴 아니 이상한 이야기 (0) | 2018.01.17 |
짧은 데 웃긴 이야기 (0) | 2018.01.13 |
눈길잡상 (0) | 2017.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