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그밖의영상들

미스터 존슨 - 브루스 베어리스포드(Mister Johnson - Bruce Beresford) [1990] (181205)

by 길철현 2018. 12. 9.


이 영화는1939년에 나온  조이스 캐리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감독은 "Driving Miss Daisy"로 유명한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브루스 베어리스포드이다. 소설을 읽어가는 도중에 영화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거의 30년 전에 나온 작품이다.


영화는 나이지리아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영화의 시작 부분에 1923년이라고 명시된다). 영국인보다 영국을 더 찬양하고, 영국을 자신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는 흑인 서기인 존슨(채 스무 살이 안 된)이 현실 감각 없이 자신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세계에 도취된 채 결국에는 살인을 저지르고 사형을 당하는 과정을 다소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은 소설이 인종주의적인 측면을 많이 내보이는 것과는 달리 다소 순화된 형식으로 당대 나이지리아 모습을 담아낸다(그래서 다소 심심하다?).


소설도 그렇지만 이 작품의 핵심은 존슨이 예술가적 기질로 자신의 삶을 향유하는 모습과, 그와 백인 책임자인 러드벡과의 관계이다. 그것은 휴머니즘적인 측면에서 한 인간과 다른 인간이 맺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흥미로운 것은 공교롭게도 "Driving Miss Daisy" 또한 인종을 넘어선 인간 관계의 우정을 다룬 작품이라는 점이다), 정신분석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인간이 "상징계적 질서"로 편입하기까지의 과정에서 겪는 상징적인 죽음 등의 시련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