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105. 다운]
[알제리 전투]는 이탈리아 감독인 질로 폰테코르보의 영화로 1966년에 출시되어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 사자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이 작품의 제목은 [알제리 전투]이지만 영화의 주된 내용은 1954년부터 1957년 사이에 알제리의 수도인 알제에서 프랑스의 식민지배에 맞서 진행된 '민족해방전선'의 독립 투쟁과 그것을 진압하려는 프랑스 (식민) 당국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데 치중한다(그래서 영어 제목을 그대로 옮기면 [알제 전투]가 된다).
흑백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극적 구성보다는 때로 뉴스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착각을 줄 정도로 독립 투쟁 당시의 여러 측면을 관객의 감성에 호소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제시한다. 독립을 하려는 알제리 원주민들과 130년 동안 지속되어 온 식민 체제를 유지하려는 프랑스 당국의 갈등이 극에 치달아, 경찰의 암살, 양측의 시민들을 향한 무차별 테러(테러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 는 말의 공허함을 이 영화는 잘 보여준다. 법이라는 말이 지닌 한계 역시도), 도시 게릴라 전, 용의자에대한 무자비한 고문 등이 일상처럼 자행되는 상황이다.
현재의 역사는 누가 옳고, 누가 잘못했는지 명백한 심판을 내리고 있지만 그 역사의 뒤안길에서 희생되어야 했던 많은 사람들(가해자측이든 피해자측이든)을 생각하면(나를 그 한가운데에 놓아 본다면. 과거 우리의 권위적인 독재 정권 아래서 희생 당해야 했던 사람들. 좀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6*25나 일제 강점기에 희생당한 사람들) 삶의 어떤 부면들은 정말 깨어날 수 없는 악몽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기다 아이러니컬한 부분은 프랑스 공수부대의 지휘를 맡은 매튜 대령이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에 맞서 싸웠던 레지스탕스이자 전쟁 영웅이었다는 점과, 프랑스 군에는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유태인도 있다는 점이다. 한 때 정의를 위해 싸웠던 인물이 이제는 식민체제를 옹호하는 인물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은 역사의 아이러니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프랑스 인들을 무자비한 침략자로만 그리지 않는 부분도 있는데, 폭탄 테러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자 흥분한 프랑스 군중들이 그 폭탄 테러와 상관이 없는 날품팔이 아랍 소년에게 무차별 폭력을 가하는데 이것을 프랑스 경찰이 온몸으로 막는 장면이 그것이다.
힘을 앞세워 다른 나라의 영토를 점령하는 것이 더 이상은 통용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을 소위 문명국이고 선진국이라는 프랑스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에 알제리는 치열한 투쟁 끝에 독립을 쟁취하였고, 알제리의 독립을 도화선으로 해서 아프리카의 식민 국가들이 앞다투어 독립을 쟁취하게 된다. 이 영화는 또 하나 알제리 원주민이 대부분 흑인일 것이라는 내 자신의 추측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아랍계이자 이슬람교도임을, 그래서 알제리의 독립에도 상당 부분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갈등을 보여준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극적 구성보다는 사실적인 제시 - 마치 뉴스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착각을 줄 정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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