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험적 종합인식의 기원을 신이나 세계가 아니라 바로 인식주체인 인간 자신에서 구하는 데에 칸트 비판철학의 핵심이 있다. 인간은 신이 아니기에 합리론자들이 생각하듯 세계의 존재질서에 대한 이성적 진리를 미리 알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경험론자들이 생각하듯 백지와 같은 세상에서 세계로부터 주어지는 인상을 그저 수동적으로 받아들여 세계를 알아가는 것도 아니다. 인간은 바로 인식주체로서 그 자신의 고유한 틀(형식)에 따라 세계를 보고 이해하고 해석한다. 그리고 인식대상으로서의 세계는 바로 그 형식에 따라 보여지고 이해되고 해석되기에 그 형식은 인식된 대상세계에 대한 객관적 타당성을 지닌다. 즉, 주관의 인식형식이 곧 인식된 대상세계의 존재형식이 되는 것이다.
서양근대철학회 엮음. [서양근대철학]. 창비, 2001.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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