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구상력의 한계로 인해 단번에 현시될 수 없는 무한히 큰 것 또는 무한히 작은 것을 접할 경우, 우리는 구상력형식과 오성형식의 유동적 합치가 아니라 오히려 이의 절대적 불일치를 느끼게 된다. 이는 쾌감이 아니라 불쾌감이다. 그런데 이 불쾌감은 구상력의 한계로 인해 주어지는 무한을 직관하거나 표상할 수는 없지만 이성의 이념에 따라 무한을 사유할 수 있기 때문에 느껴지는 불일치이다. 따라서 불일치의 불쾌를 느끼는 이성은 대상 팡에서 느끼는 무한이 결국 자신 안의 것임을 자각하게 되며, 이로써 불쾌는 점차 쾌감으로 바뀐다. 한계상황의 불쾌감으로부터 회복되는 이러한 쾌감이 곧 숭고의 느낌이다. 이처럼 불쾌를 거친 미감적 쾌감으로서의 숭고함을 느끼게 한 대상을 우리는 숭고하다고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서양근대철학회 엮음. [서양근대철학]. 창비, 2001.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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