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 서수원 칠보 체육관
무슨 이야기부터 써야 할까? 여러 가지 생각들이 교차하는데, 무엇보다도 요 몇 년 사이에 3,4부에서는 탁신이 개인전에서 성적이 전혀 없었는데(선,1,2부에서는 5월에 있었던 여주 쌀 배에서도 이레가 우승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첫 우승이라고 본인도 상당히 뿌듯해 했다), 우리의 '탁구는 잘 치는' 진황이가 과력 혹은 괴력을 발휘하여, 쟁쟁한 선수들을 이기고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탑뉴스이다(예선전부터 한 세트도 안 뺐기고 계속 이기고 있다고 연신 자랑을 늘어놓더니만, 결국에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준결승전에서는 충신이 형이 우승 후보로 꼽은 전준협을 3대 0으로 이긴 박윤진(3부)을 3대 2로 이기고, 결승전에서도 2대 0으로 앞서다가 진황이 말로는 체력전인 한계로 1세트를 풀었더니 그 다음부터 몰렸다고 했다. 진황이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이날 시합구인 도닉구가 진황이에게 잘 맞는 듯, 장기인 서브와 백핸드에서 점수를 획득했고, 포핸드 드라이브도 꽤 잘 들어가는 듯했다(준결승이 끝나고 결승전까지 너무 오래 기다려야 했고, 배도 너무 고파서 결승전을 못 본 것이 아쉽다).
그렇지만, 진황이의 개인전 입상이 이번 대회에서 탁신이 거둔 유일한 성적이라는 것은 못내 아쉽다. 단체전에서 상위부(선,1,2) 2팀, 하위부(3,4,5부) 4팀, 도합 여섯 팀이 참가했는데, 상위부에서 1팀, 하위부에서 2팀이 아쉽게도 8강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개인전에서는 진황이 외에 운 좋게 본선에 올라간(이 밑줄의 의미는) 병규 형과, 태원이가 16강까지 올라갔다.
이 날 대진운이 억세게 안 좋았던 회원은 회장뇜이었다. 개인전에서는 1회전에 역시 우승후보 중의 한 명인 이도현을 만나 한 세트도 못 뺐고 0대 3으로 졌는데, 충신이 형이 3부고 이도현은 4부지만, 충신이 형 말에 따르자면 실력은 이도현이 한 수 위이며, 충신이 형의 주 특기인 강력한 백핸드 커트 서브 등을 넣으면 오히려 그것을 이용하기 때문에 넣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단체전에서도 1회전에 우승팀인 갤럭시 팀을 만나서 탈락하고 말았다. 용주는 개인전은 포기하고 단체전만 참가하러 달려왔는데, 이도현을 만나 한 게임만 하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탁구를 잘 치는' 진황이는 내가 김포 대회에선가 만나 2알을 받고도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1대 3으로 지고 만 송재현(3부)을 핸디를 1알만 받고 이겼고, 불운한 회장뇜은 전준협의 공격을 여섯 번이나 막아냈음에도 전준협이 마지막에는 더욱 강하게 공격을 하는 바람에 OTL 모드가 되고 말았다(1대 3패).
3부로 처음 내려와 내심 입상을 노렸을 탁신의 강자인 석태도 이날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무겁고 잘 나가지 않는 도닉 공이 석태의 플레이 스타일과는 잘 맞지 않아서 더욱 그랬을 것이다. 단식에서는 아주대 출신 수비수인 송주철에게 2대 3으로 석패하고, 단체전 8강에서는 탁신 킬러인 이관우(5부) 관장에게 지고 말았다고 한다.
(나의 경우 지난 3월 서울대에서 열린 스마일 대회에 대타로 참가했다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패배를 하고 만 트라우마가 있어서(4부로 내려온 이후로 예선 탈락한 전은 없었는데) 이번 시합도 걱정이 좀 있었다. 하지만 예선전에 처음 만난 5부 숏핌플 선수가 최약체여서 3대 0으로 쉽게 이기면서 이 날은 운이 좀 좋게 돌아가는 듯했다. 큰 부담 없이 그 다음에 만난 전성빈(4, 오른 손 셰이크)과의 시합에서는 1세트에서는 네트가 5개 정도 나고, 2세트에서는 네트 4개, 에지 2개로 상대가 도저히 이길 수는 없었다. 3세트부터는 그런 운이 안 따라 주어 내리 2세트를 주고, 마지막 세트도 듀스까지 갔으나 결국에는 어떻게 이겼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겼다. 본선 1회전은 부전승이었고, 2회전에서 만난 강용훈(4, 오른손 셰이크. 이날 나는 내가 싫어하는 이질, 수비수는 한 명도 만나지 않았다)은 오른쪽으로 비껴치는 기술(드라이브로 올리면 공이 나가고 말았다)이 좋아 첫 세트는 3대 11인가로 원사이드하게 지고 말았다. 2세트부터는 긴 서브를 그냥 대 주지 않고 포핸드 드라이브로 넘겨 주었더니만 게임이 좀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대방 포핸드 사이드로 yg 서브를 좀 넣어보았더니 리시브가 치기 좋게 왼쪽으로 좀 떠서 넘어왔다. 이 서브 덕택에 2대 2, 10대 6까지 앞섰는데, 상대방이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더 간절했던가? 그 때부터 내리 6점을 내주어 10대 12로 패하고 말았다. 이 선수도 그 다음 김경태에게 지고 말았고, 김경태는 전준협에게, 전준협은 우승을 한 고재현에게 패배의 쓴 잔을 고스란히.
단체전에서는 말방에 나가서 패없이 1승을 하는 전과를 올렸다. 재석이 형, 천금이, 나 이렇게 한 조였는데, 1회전 상대는 모두 5부로 구성된 [발일희 클럽 A]였다. 1번으로 나간 천금이가 지는 바람에 궁지에 몰렸으나, 재석이 형과 내가 잡아서 2회전 진출(내 상대와 포핸드를 치는데 몇 번 치지 못하고 공이 밖으로 나가 삐꾸인가 했으나 막상 시합에 들어가니까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바람에 2대 7까지 몰렸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원빵을 주지 않고 상대방을 흔들고, 서브 리시브를 드라이브로 좀 적극적으로 하니까 게임이 수월하게 풀렸다. 서브가 대체로 길었고, 내가 길게 넣어도 젊은 친구임에도 돌아설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구력이 좀 짧은 듯했다. 대신에 커트볼 한 방은 상당히 좋았다. 오른손 셰이크). 2회전에서는 재석이 형과 천금이가 모두 이겼고, 나도 2대 0으로 앞선 상태에서 게임이 끝났다. 하지만 8강인 3회전에서는 2번으로 나간 천금이가 수비수의 까다로운 볼 처리를 이겨내지 못해 0대 3으로 지고, 재석이 형도 1대 2, 8대 4로 앞선 상황에서 날 보고 "잡을 테니까 꼭 이겨야 한다"라고 하더니만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 세트를 역전 당하고 말았다. 나의 상대인 오기남(3, 오른손 펜홀더)은 드라이브 한 방이 좋은 반면에 범실이 많아 끝까지 가면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1대 2, 7대 5 상황) 허망하게 끝나고 말았다.
다른 팀으로 참가한 재욱이와 재성이 팀도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상위부에서는 원래 참가하려 했다가 부상과 다른 사정으로 참가하지 못한 김경태(불량회원)와 조훈태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우량아로 거듭 나고 있는 승훈이를 오랫만에 봐서 반가운데, 탁구에 좀 더 애정을 기울였으면 하는 마음이. 그리고, 수원에서 당구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한선 프로가 친히 커피를 페트 병에 한 가득 담고와서 오랜만에 얼굴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대구에서 새벽에 올라와 다소 피곤하긴 했지만(누군가는 손흥민 게임을 본다고 잠을 못 잤단다) 즐겁게 보낸 하루였다. 뒤풀이 장소는 내가 체육관 가는 길에 본 '훈장골'(호매실 점)로 가서 돼지 갈비를 신나게 뜯었다(오늘 아침에 몸무게를 달아보니 73킬로가 넘었다. 그래서 아침은 굶었다). 개인적으로 올해의 마지막 시합을 기념하여 광란의 밤을 보내고 싶었으나, 익범이 형 등과 물회(병규 형이 좋아하는 닭집을 찾아서 호매실 동네를 돌아다녔으나 배달하는 곳만 찾아 포장을 해서 들고옴)를 먹으러 들어간 자리에서 피로가 태산처럼 밀려와 대리를 해서 집으로 오는데, 눈을 감았다가 뜨니 벌써 차는 한강을 건너고 있었다.
[중요한 것을 하나 까먹을 뻔했다. 충신이 형이 칠보 체육관에 온 것은 처음이라고 고집을 부렸는데, 재석이 형에게 주차장에서 새로 산 내 차를 자랑?했던 기억이 선명해서 내 블로그를 뒤져보니 17년 3월에 홍재배에 참가를 한 기록이 있었다. 아무리 좋은 기억도 기록을 이겨낼 수는 없다는 말이 사실이라는 걸 보여주는 예라고나 할까? 작년에는 무슨 일 때문에 연기되었다고 했던 듯한데.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이 얼마나 불확실한지. 나도 넓은 칠보체육관의 내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때도 칠보 체육관의 전경을 찍고 주변의 공원을 좀 산보했던 듯하다.
아침에는 등판을 구입을 해야 한다고 해서 주심과 실랑이를 벌였고(돈이 없다고 우기고 있었는데, 석태가 등판을 구입해 주어서 사태가 마무리 됨), 시합을 마치고는 샤워장 사용 문제로 직원과 또 한바탕 실랑이를 벌였다(대관 계약에 샤워장 사용료는 포함이 안 되어 있어서 샤워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지하에 있는 탁구장 사용료를 내고 샤워를 하겠다는 데에도 직원이 완강하게 버텼다. 도대체 무슨 심보인지? 다른 분이 와서 결국에는 샤워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참참참)
체육관 옆에 있는 금곡지
훈장골 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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