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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이야기

2019년 탁구 이야기 - 대구 서부 탁구장에서(김규형 탁구클럽, 190531)

by 길철현 2019. 6. 1.

 

 

일요일에 있을 홍재배를 대비해서 운동을 하고 싶은데, 대구에서는 적당한 운동 상대를 찾기가 힘들었다. 같은 동우회 후배로 대구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하고 있는 황성욱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전날 운동을 많이 해서 운동을 못하겠다고 했다. 점심을 먹고 서브 연습을 할 겸해서 예전에 리그 전에 한 번 참가해서 우승을 한 적이 있는 [참좋은 탁구장]에 갔더니, 관장님은 어디론가 시합을 갔고, 몇몇 나이 드신 분들만 있었다. 한 분이 대구 4부, 5부 정도 친다고 해서 3알을 주고 쳤는데, 좀 여유가 있을 듯해서 마음 편하게 치다가 2대 3으로 지고 말았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한 게임을 더 해서 3대 0으로 이기긴 했지만, 너무 여유를 부린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 다음 6부 치는 분은 떨어져서 수비를 주로 하는 분이라 4알 핸디를 주고 3대 0으로 쉽게 이겼다.

 

운동이 부족하긴 했지만 오늘은 이 정도로 접고 논문 작업을 해야겠다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쉬움이 남아서 공부도 안 되고 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대구에서 제일 큰 탁구장은 혁신도시에 있는 [탁구닷컴] 탁구장이라고 하는데, 거리가 너무 멀고 무엇보다 상대가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었다. 탁구를 친다고 해도, 시합에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인데, 아무래도 논문 작업이 하기 싫어서 핑계거리를 찾는 면이 더 강하다고 해야 할까?

 

저녁을 먹고, 아랫부수들이긴 하지만 4부에서 6부 정도까지 다양한 상대가 있는 장기동의 [드림시티] 탁구장을 향해서 가다가, 불현듯 7,8년 전(언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래된 과거는 거기서 거기이다. 기록을 해두지 않으면. 기록이 컴퓨터에 남아 있다면.)에 황성욱의 소개로 두어 번 들렀던 서부 경찰서 옆 [서부 탁구장]이 떠올랐다.  60대 초반인 관장님에 대해 성욱이는 자신보다 실력이 좀 낫다, 는 말을 했던 듯한데, 그 때 그립을 새로 바꾸고 백핸드에 문제가 많을 때였던가? 4알 정도나 핸디를 받고 쳤던 기억이 났다(4알 핸디 시합에서는 내가 쉽게 이겼던가?). 일단 거기에 한 번 가보기로 경로를 틀었다(그러고보니 전화도 했구나. 휴대폰 너머로 분주하게 탁구 치는 소리가 들리고, 혼자 치러 와도 칠 사람이 많다, 고 했다) . 탁구장 앞 도로변에 차가 꽤 많이 주차되어 있어서 빈 공간에 주차를 하고 탁구장으로 올라갔다. 관장님 얼굴이 기억이 나지 않고, 4,5층으로 된 탁구장에는 [서부탁구클럽], [김규형 탁구교실](?)이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 있어서 난 그 사이에 관장님이 바뀐 것인가 했다. (2층으로 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때에도 2층으로 되어 있었던 듯하다(상인동의 [상인탁구클럽]처럼).

 

먼저 4층으로 들어섰더니 탁구 치는 사람들, 레슨 받는 사람으로 탁구대가 다 찼는데,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탁구 치는 분들이 대체로 초보분들이었다. 누군가에게 탁구를 치러 왔다, 고 하니, 게임하러 오셨나, 하면서 5층으로 올라가라고 했다. 5층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시합을 하고 있었고, 한 쪽 탁구대에서는 레슨을 하고 있었다. 역시나 맞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가만히 사람들이 치는 것을 지켜보니까 여기도 대체로 초,중급 수준인 듯했는데, 펜홀더 한 분이 좀 치는 듯했다. 누군가가 와서 시합을 하러 오셨냐, 고 물었고, 심판을 보고 시합을 하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좀 친다고 생각했던 분이 아니라 왼손 셰이크 4부 분과 3알 핸디(2부)를 주고 시합을 했는데(공은 홍재배 시합구인 도닉볼로 했다), 볼이 많이 꺾이긴 했지만 파워가 센 것도 아니고 백핸드의 약점이 있어서 3대 0으로 쉽게 이겼다. 그 다음 좀 나이 지긋한 분이 3부(오른손 펜홀더)를 친다고 해서 2점을 주고 쳤는데 2대 3으로 지고 말았다. 백스윙 없이 앞에서 치는 데 박자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이 분과 칠 때 쯤 관장님이 들어오셨던 듯하다. 나도 관장님의 얼굴이 기억이 잘 나지 않았고, 관장님은 물론 날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좀 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기억을 해내시고는, 옛날보다 탁구가 많이 좋아졌다고 평했다.  그 다음은 4부 분(오른손 펜홀더)이었는데, 손목 힘이 좋고 백핸드는 좋은 반면 포핸드에 약점이 있었다. 첫 세트를 내주면서 역시 이 탁구장 분들이 좀 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침착하게 약점을 공략해서 3대 2로 신승했다.    

 

2알 핸디를 받고 오랜만에 관장님과 한 게임을 했는데, 첫 세트를 원 사이드하게 이기면서 게임이 쉽게 풀리는가 했으나, 아마도 관장님은 첫 세트를 나를 읽어내는데 할애했던 듯하다. 2세트부터는 내 공격이 모두 미스가 나면서 2,3 세트를 쉽게 내주고, 4세트도 6대 9론가 패색이 짙었는데, 좀 더 집중해서 쳐서 16대 14로 잡아냈다. 관장님 스타일은 강한 공격력보다는 쇼트의 달인이라고 할 정도 디펜스가 좋고, 무엇보다 공을 잘 다루어서, 내 범실을 얼마나 줄이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4세트를 그렇게 뒤집었기 때문에 5세트에서는 좀 쉽게 가는가 했으나 6대 11로 허망하게 지고 말았다. 여자 분과 한 게임을 하고 운동량을 충분히 채워서 집에 오려다가 다시 한 게임을 더 청해서 했는데, 첫 번째 게임의 판박이였다(2대 3. 1세트를 쉽게 이기고, 2,3세트 내주고, 4세트는 지다가 역전 13대 11 정도. 마지막 세트는 8대 11. 커트 서브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네트에 걸림). (관장님의 서비스 커트와 회전의 회전량이 좀 더 많아서 리시브의 범실이 좀 있었다. 오른쪽으로 오는 공을 좀 더 잘 처리해야 하는데, 그 쪽 리시브에도 좀 문제가 있음. 관장님도 처음에는 내 서브를 꽤 많이 탔다.)

 

여자분(오른 손 셰이크 4부)과의 시합에서는 첫 세트에서 1대 8인가로 밀렸는데 상대방의 범실을 유도하여 그 세트를 이기면서는 게임이 쉽게 풀렸다. 힘은 좋았으나,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단조로운 편이었다고 해야 할까?

 

대구의 탁구 정보에 어둡기 때문이겠으나, 어머니 집에서 조금 멀긴 하지만(25분 정도 거리) 그래도 탁구를 칠 만한 곳을 기억해 낸 것은 큰 소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