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0) [지난주에 강의를 마치고 보려했으나 상영 시간에 맞춰 도착한다는 것은 애시당초 무리였는지 아까운 택시비만 날렸다. 이번 주에는 대구로 내려가는 차편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어서 여유있게 보았다. 원작을 읽고 난 다음에 감상 후기를 쓸까 하는 생각도 했으나, 마침 시간적 여유도 있고 해서 몇 자 적어본다.]
(1128) [잘 혹은 제대로, 그것도 아니라면 자칫 남자들로부터 혹은 여자들로부터 욕을 먹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글을 쓰지 못한 채 책까지 내처 읽었다. 너무 재지 않고 영화와 소설에 대한 내 느낌을 솔직하게 적어본다.]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내 머리에 먼저 떠올랐던 것은 내가 독학사 칼리지에서 [미국 문학사]를 강의할 때 늘 하던 이야기였다. 미국 문학의 경우 19세기가 끝날 때까지 여성 작가들의 활약은 별로 없었다(에밀리 디킨슨이 있긴 하지만 그녀의 작품집은 그녀가 죽고 난 다음인 1890년에야 처음으로 발간되었고, 그녀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세기 중반 이후의 일이다). 19세기말과 20세기 초에 케이트 쇼팬, 이디스 워턴, 윌라 캐서라는 세 명의 뛰어난 소설가가 등장하는데, 윌라 캐서를 논외로 할 때 두 명의 여성 작가들에게서 두드러지는 부분은 현모양처라는 해묵은 단어로 대변되는 어머니와 아내로서의 여성만이 아니라, 성적 열정을 지닌 능동적인 존재이자 자아를 추구하는 존재로서의 여성, 그 동안 억눌려 왔던 여성 자신의 목소리를 표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조남주의 이 작품, 그리고 영화의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는 "자아를 추구하는 존재로서의 여성"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나는 늘 이렇게 강의 시간에 이야기하지만 나의 게으름과 커버해야 할 방대한 작품 수 때문에 사실 이들 작가들의 작품을 읽지는 못했다. 이 글을 쓰기 전에 미국 페미니즘 문학의 기수라고 할 수 있는 쇼팬의 대표작인 [The Awakening](국내 번역본의 제목은 [이브가 깨어날 때], [내 영혼이 깨어나는 순간] 등이다)이라도 읽어볼까 했으나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인간 사회에 있어서의 차별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경제적인 차별일 것이다. 부의 편중화 현상 혹은 사회의 양극화 현상은 때로는 이해하기 힘들 정도이다. 스포츠와 연예계의 스타들, 기업의 CEO가 벌어들이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보통 사람들이 삶의 힘겨운 굴레에서 벗어나는 길은 로또(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그 액수가 그래도 그렇게 크지 않은데 비해 해외 복권의 경우에는 그 액수가 수천억 원에 달하기도)에 당첨되는 것뿐인 현실은? 개인 간의 경제적 차이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차이 또한 극심하기 짝이 없다. 다른 모든 차별은 궁극적으로는 이 경제적 차별로 수렴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무리 고상한 말을 내뱉는다 할지라도 인간 또한 궁극적으로는 '목구멍이 포도청'인 동물에 지나지 않으므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우리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은 우리의 현 사회가 처한 그 경제적 격차와 그 차별을, 사회적 약자끼리 물고 뜯는 실상을 블랙코미디라는 형식을 빌어 절묘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인종 차별,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있으며, 그리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부장적 사회 제도'가 뿌리를 내린 이후로 수천 년 동안 지속되어 온 여성에 대한 차별이 있다(신분에 의한 차별은 현대 사회에서는 거의 해소되지 않았나 한다. 근대 사회에서의 시민 혁명으로 신분제가 폐지된 것은 우리 사회의 차별의 문제의 해결 가능성에 대한 하나의 긍정적 징표가 되고 있다). 페미니즘의 문제는 문학을 전공한 나로서는 특히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문제였고, 대학원 석사 과정의 지도 교수님이 여자분이어서 알게 모르게 그 쪽 분야의 책도 상당히 접하게 되었다. 미국 문학에 비해 역사가 깊은 영국 문학의 경우에는 여성 작가들의 활약 또한 일찍부터 두드러졌으며, [프랑켄슈타인]을 쓴 매리 셸리의 어머니인 매리 울스톤크래프트는 일찌기 1792년에 [여성의 권리의 옹호](A Vindication of the Rights of Woman)라는 책을 발표하여 남녀 차별에 강력하게 항의하였다. 당시 그녀는 급진적인 여권주의자로서 [블루 스토킹]이라고 불리며 많은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그녀의 주장은 여성도 남성과 동등하게 선거권, 교육권, 재산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현재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 현실화된 당연한 말이기도 하다. 현실화되고 나면 당연한 것이 되지만 사실 그 과정에는 투쟁과 누군가의 희생이 뒤따랐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여담이지만 [여성의 종속]이라는 글을 써서 여권 신장에 앞장 섰을 뿐만 아니라 경제학과 철학 등 여러 다른 분야에서도 탁월했던 19세기의 가장 뛰어난 지성 중의 한 명인 존 스튜어트 밀이 당시 영국의 아시아 식민지를 관장하는 기관인 [동인도 회사](이 회사를 모방하여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 수탈할 때 설립한 것이 [동양척식 주식회사]이다)에서 35년간 근무하면서 동양인들을 문명화된 서구인들과 대비되는 야만인, 혹은 반야만인으로 생각하는 이분법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은 아이러니컬하다).
서설이 좀 길어졌다. 이제 [82년생 김지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먼저 2016년도에 나온 이 책은 지금까지 백만 부 이상 팔렸고, 영화 또한 사백만 명에 가까운 관객이 보았다. 한 마디로 말해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이다. 그리고, 정확한 자료를 본 것은 아니지만 주된 독자층과 관객층이 여성, 그것도 2,30대의 젊은 여성층일 것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40대 후반인 막내 여동생은 이 영화를 보고 여주인공이 공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러한 열광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영화를 보고 난 다음의 생각은 타인은 언제나 우리를 도울 수도 있는 존재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존재라는 것을 잘 부각시켜 보여주었다는 것(그래서 사르트르는 타인은 악이다, 라고 말하기까지 했던가?), 그리고 여성의 경우 여성으로 남성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과 또 여성으로서 느끼는 차별, 더 나아가 전업주부에 대한 편견 등을 전형적인 사례를 들어 흥미롭고 설득력 있게 구성했다는 것(그 성격은 다르지만 내가 독신으로서 느끼는 사회적 압박감과 맞물려 눈가가 촉촉해지기까지 했다)과, 다시 말해 2,30대의 여성 일반(김지영이라는 이름은 82년에 태어난 여자 아이 중에 가장 그 수가 많다고 한다)이 한국에서 살면서 일반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상황들을 압축적으로 잘 요약해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쪽이었다. (나는 이 책이 나온 2016년에 2주 정도 영국 여행을 하면서 그 문화의 차이(가장 큰 것은 운전 방향의 차이이리라)가 수십 년 간 영문학을 전공해 영국 문화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안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것을 알고, 다르다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이나 약속의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정말로 절감했다. 그래서 우리 말에서 다르다고 써야 할 경우에 무심코 틀리다라고 오용하는 것에 대해 다소 강하게 지적을 하는데, 사람들은 내가 괜히 지식을 뽐내거나 꼰대짓을 한다고 보는 지도 모르겠다. '다르다와 틀리다'의 문제에 대해 2016년에 글을 쓰기도 했기 때문에 그 주소를 여기에 옮겨 본다. http://blog.daum.net/kilchy/354)
길지 않은 분량에다 쉽고 흡인력 있는 문체가 독자를 끄는 책에서는 영화에서 언급되지 않은 생리통이나 출산의 고통, 육아에 따른 불면 등의 문제들까지 곁들여져서 '남녀 차별의 문제'를 다시 한번 돌이켜보게 한다. 여성과 남성의 성차가 생물학적인 면과 사회적인 면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요즈음엔 제3의 성에 대한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한 차이가 차별, 즉 한쪽이 다른 한쪽을 지배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대전제에는 적어도 이 작품의 주인공인 김지영 세대, 그러니까 30대 정도에서는 남녀 모두 동의한다고 생각한다. 80대인 우리 어머니를 놓고 볼 때 어머니 역시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제2의 성이라고 보는 것은 어머니가 살아온 환경을 생각할 때는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제도에서도 남녀 차별이 존재하는 국가들이 상당수 있는 듯하다. 하지만 2019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적어도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2007년 호주제의 폐지를 마지막으로 해서--나의 무지의 탓인지는 모르겠으나--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사실 제도만을 두고 볼 때는 병역법에 따라 대부분의 남자들이 군대에 가야 한다는 현실은 남자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국방의 의무는 국민이라면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일 터인데, 왜 유독 남자만 군대에 가야하는가?).
하지만 영화와 소설에서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듯이, 제도적인 변화를 우리의 의식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역시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혼인신고 서류를 작성하는 가운데 5번 항목에 '자녀의 성*본을 모의 성*본으로 하는 협의를 하였습니까?'하는 것을 두고 남편 정대현과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은 작가의 문제 의식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는 지점이다.
"아직은 아빠 성을 따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긴 하지. 엄마 성을 따랐다고 하면 무슨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생각하겠지. 설명하고 정정하고 확인해야 할 일들도 많이 생기겠지."
김지영 씨의 말에 정대현 씨는 깊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손으로 '아니요' 칸에 표시를 하는 김지영 씨의 마음이 왠지 헛헛했다.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그 안의 소소한 규칙이나 약속이나 습관들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김지영 씨는 혼인신고를 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는 정대현 씨의 말을 다시 한번 곱씹었다. 법이나 제도가 가치관을 것일까, 가치관이 법과 제도를 견인하는 것일까. (132)
제도는 분명 남녀 평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현실은 남녀 차별이 지속되고 있는 이 이중성. 그것이 조남주가 소설 속에서 줄기차게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고, 김지영이 그 이중성이 주는 압박감이나 답답함 때문에 병리적인 현상을 보이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김지영이 우리가 흔히 빙의라고 부르는 현상 가운데 어머니나 친구의 입을 빌어하는 말은 기실 그녀의 속에 들어 있던 말, 뱉어내고 싶었지만 과감하게 내뱉지 못하고 억누르고 있던 말들을 타인을 빌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굳이 정신분석적(어쩌면 작가는 프로이트 역시도 지나친 남성우월주의자라고 지적할 지 모르겠다. 프로이트 또한 사회적인 산물이므로 남성우월주의자가 아니었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병리 현상이라는 것은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신호가 아닌가?
다시 한번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 에피소드 가운데 지영이 1학년 때인가 짝꿍인 남학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을 다룬 부분에 대한 작가의 입장이 자못 궁금하다. 선생님은 지영이가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이 부분 나중에 확인해 볼 것) 어린 지영으로서는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짝꿍이, 지영이를 좋아해서 그런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좋아하는데 괴롭힌다는 것, 작가가 이 부분을 깊게 천착하지는 않았지만 인간의 감정의 복잡성이나 양가성을 생각한다면 후일담으로라도 한 마디쯤 덧붙일 수 있지는 않았을까?
그리고 소설은 전체가 남성인 정신과 의사가 김지영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거칠게' 정리한 방식이라면, 영화에서는 시점이 불분명한 대로 의사가 여자로 바뀌었다. 이것이 구조적인 부분에서 소설과 영화에서 드러나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소설 속의 의사는 결말 부분에서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특히 아이가 있는 여자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직장에서는 임신한 상담사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한다. 이 부분은 사실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 작가가 여성에 대한 남성의 이해가 아무리 해도 극복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그 부분을 삽입했다고 한다면 이 남성 화자는 자신의 이해력에 있어서 한계를 노정시키는 인물이고 그렇기 때문에 앞서 그가 옮긴 김지영의 이야기도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모순에 봉착하고 만다. 영화에서는 이런 문제점과 관련해서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의사가 여자로 바뀌면서 환자의 말을 들어주는 인물, 치유자로서의 정신과 의사라는 일반적인 관념의 코드를 따르는 안전한 방식을 취했다. 소설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상담을 시작하고 난 다음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출하지 못했던 지영이 자신을 비웃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전환점 역할을 하는 것도 전형적이고 안전한 방식을 따르고 있다.
소설이든 영화든 [82년 생 김지영]은 제도와는 달리 남녀 차별이 엄존하는 우리의 현실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미학적인 면보다 사회사적인 면이 더욱 부각된다. (계속)
사실 제도적인 남녀차별은 2019년 한국의 경우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듯이 보인다. 아버지의 후광을 입은 것이고 그 결과도 좋지 못했지만 여성을 대통령으로 선출할 정도로 여성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듯 하지도 않다. 오히려 제도적으로 대부분의 남자는 여자들이 가지 않아도 되는 군대에 가서 복무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리하다(거기다 시험에서 군필자에게 가산점을 준다고 하자 여성들이 남녀차별이라고 들고 일어나기도 했다). 여자들이 군대를 가지 않는 것은 남녀차별이라고 말하는 여성을 만나본 적이 없어서 나는 이 부분에서만큼은 여성들의 의식이 이중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여성 우대 주차장을 만들어 놓은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여성을 본 적이 없다. (예전에 혼인빙자간음죄라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제도적으로 차별이 없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책에서 인용]
12) 차승연 씨는 둘째 아이를 출산하다 양수색전증으로 사망. 산후우울증
17) 아이고 사부인, 사실 우리 지영이 명절마다 몸살이에요.
- 고순분(고분고분)/ 남아선호사상 - 청계천 피복 공장(35)
36) 어머니는 자신의 인생을, 김지영 씨의 어머니가 된 일을.
45) 배식 순서 바꿈
-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절대 권력자에게 항의해서 바꾸었다(유나)
56) 복장 관련 이야기
58) 바바리맨
59) 초경 - 생리통
69) 세상에는 좋은 남자가 더 많아요
70) 97년 IMF
72) 1999 - 남녀차별 금지 법안. 2001 - 여성부
-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이면 '여자'라는 꼬리표가 슬그머니 튀어나와 시선을 가리고, 뻗은 손을 붙잡고, 발걸음을 돌려놓았다.
74) 충분히 각오하고 슷로 선택하지 않은 희생에 대한 후회와 원만은 깊고 길었고, 결국 그 응어리가 가족 관계를 망쳤다.
93) 씹다 버린 껌
105) 아버지 - 취직이 안 되는 지영이에게 : 넌 그냥 얌전히 있다 시집이나 가.
120) 가장 젊고 아름답던 시절
130) 김지영 씨는 결혼식이나 혼인신고 같은 절차가 마음가짐을 바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혼인신고를 하면 마음이 달라진다는 정대현 씨가 책임감 있는 걸까, 혼인신고를 하든 안 하든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는 자신이 한결같은 걸까. 김지영 씨는 남편이 듬직하면서도 동시에 묘한 거리감을 느꼈다.
131) 호주제 폐지
132)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그 안의 소소한 규칙이나 약속이나 습관들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김지영 씨는 혼인신고를 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는 정대현 씨의 말을 다시 한번 곱씹었다. 법이나 제도가 가치관을 것일까, 가치관이 법과 제도를 견인하는 것일까.
137) 재밌고 좋아서 다녀. 일도, 돈 버는 것도.
140) 배불러까지 지하철 타고 돈 벌러 다니는 사람이 애는 어쩌자고 낳아. 지하철 아가씨.
142) 남아 선호
143) 김지영 사직 - 정대현 씨의 직장이 더 안정적이고 수입이 많기도 하고, 그런 모든 이유를 떠나 남편이 일하고 아내가 아이를 키우며 살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145) 첫 직장
147) 출산의 고통, 육아의 고통
149) 살림에 대한 이중적 태도 - 집에서 논다. 사람을 살리는 일
154) 몰래 카메라
165) 내 생활도, 일도, 꿈도, 내 인생, 나 자신을 전부 포기하고 아이를 키웠어. 그랬더니 벌레가 됐어.
- 맘충.
169) 해리장애. 산후우울증에서 육아우울증으로 이어진 매우 전형적인 사례
170)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특히 아이가 있는 여자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 - 의사
(독학사 강의)
메리 울스톤크래프트
[미국 문학사]를 강의하다 보면 19세기 말 쯤에 여성 작가들 그러니까 케이트 쇼팽(Kate Chopin)을 필두로 해서 이디스 워턴(Edith Wharton) 등이 등장하여 그 동안 억눌려져 있었던 여성의 목소리를 표출하기 시작한다. 이 여성 작가들이 주장하
이중성
제도와 현실
자아성취. 현모양처
여성의 종속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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