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수성못(대구)"라는 사진-에세이]을 쓰면서 인터넷 자료들을 살피다가, 2018년도에 유지영이라는 감독이 만든 [수성못]이라는 영화가 상영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운받아서 보았다. 수성못의 오리배 매표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편입을 준비하는 희정(희정 역할을 맡은 이세영의 대구 사투리가 어색하다는 평이 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현재의 대구 사투리라는 것이 교육과 대중매체에서 접한 표준말과 예전부터 내려오던 사투리 사이의 잡종 혹은 혼종적인 어떤 것이라면, 어색함이 오히려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좀 더 본질적인 억양은 사투리의 특색이 강하지만, 어미는 사투리가 아니라 표준말을 쓰는 것이 될 것이다)과, 책만 읽고 일을 하지 않으려는 그녀의 동생 희준, 그리고 희정과 가까워지는 영목, 이 세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주로 젊은 세대들이 처한 삶의 힘겨움과, 그것의 반대편인 죽음의 충동을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그려내었다. 영화의 흐름이 좀 억지스러운 구석도 있지만 우리로 하여금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시 한 번 성찰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주인공인 희정의 직업 때문에 수성못과 그 주변이 주요 공간이 되어서 수성못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수성못과 그 주변의 일상들, 오리배를 타거나, 수성못 둘레를 산책하는 사람들, 수성못 주변의 호텔이나 상가의 모습 등이 그대로 화면 안으로 들어왔다.
영화의 끝부분에 나오는 희정의 대사 "어떻게 살아야 될지 모르겠어요"는 현실의 답답함, 막막함, 힘겨움 등이 고스란히 담긴 말이고, 이 영화에서 동반 자살을 시도하는 희정의 동생 희준과, 영목 외의 다수는 그 답답하고 막막하고 힘겨운 현실 앞에 선 젊은이들의 이면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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