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신인인가 했는데, [범죄도시]라는 코믹 액션 영화로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던 바로 그 감독의 후속작이다. 이 영화의 예고편을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보았지만 잊어 버렸고, 이번에 목포를 방문했을 때 유달산에 이 영화의 촬영지가 몇 군데 있어서 찾아서 보았다. 인기 웹툰을 영화화했다고 하는데, 웹툰을 보지 않아서 싱크로률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치명적인 약점은 주인공인 조폭의 보스가 "착한 시민"으로 변신하는 과정, 흔히 하는 말로 개과천선하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지 않아 영화가 도입부부터 관객들을 영화로 끌어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랑의 성취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사랑을 얻기 위해 인간이 노력을 하고 변화를 꾀한다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그 사랑의 성취가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 거기에는 당연히 갈등도 있을 것이고, 주변 인물들의 반대도 있을 것이다. 이 초반부에서의 감독의 의도가 어쨌든 간에 개인적으로는 실망감이 크다.
이후의 전개는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도 속에서, 주인공 장세출(김래원)이 난관을 헤치고 국회의원이 되는 과정을 몇몇 코믹한 장면들과 함께 무난하게 그려내었다. 하지만 그런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영화는 유혈이 낭자하거나, 수위가 높은 정사신도 없이 욕설만 간간히 들려오고 전체적으로 밋밋하다. 영화가 도덕 교과서도 아닌데, "착하게 살자"를 왜 그리도 외쳐야 하는가? 그러면 정말 영화처럼, 여인도 얻고(낯선 여자주인공보다는 어떻게 보아도 김래원이 더욱 매력적인데) 권력도 얻는 것인가?
[내부자들]처럼 만화적이지만 그래도 우리 현실을 강하게 풍자하는 그런 느낌도 없어서 내가 아는 유달산과 목포 대교가 나온 것에 만족해야만 하는가? 김동률의 [사랑한다는 말]도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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