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이야기

천마산 산행(041008)

by 길철현 2020. 6. 28.

어제는 실로 오랜만에 등산을 했다. 46번국도, 금곡에서 호평까지 구간은 갈 때 올 때 다 막혔지만, 등산 자체는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었다. 운동을 안 하고 있어서 더욱 그랬는지 모르겠다.

천마산, 하늘을 나는 말의 산. 묵현리, 스키장 쪽으로 갔다가, 어떤 아저씨가 수동 쪽으로 가다보면 등산로가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차를 몰았다.

등산을 시작한 시각은 346. 늦은 시각이라 그랬는지, 평일이라 그랬는지, 아니면 천마산은 등산객이 그렇게 많지 않은 산이라 그랬는지(하긴 산에 사람이 많은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만), 사람이 별로 없었다.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고, 조금 올라가자, 가파른 오르막에 숨도 조금씩 차 올라왔다. (혼자서 뭐라고 구슬픈 소리를 내다, 내가 다가가자 중단해 버린 육십줄을 바라보는 퉁퉁한 아주머니. 야영지에서 나에게 교회 주보를 나누어준 30대 여자.)

처음으로 찾은 천마산이 나에게 준 인상은 한 마디로 평범함과, 그냥 산이 주는 즐거움을 주는 산이라는 것이었다. 구룹(그룹을 이렇게 쓴 것이 우스웠다) 야영지까지 이어지던 큰 길은 그 다음부터는 좁은 산길로 바뀌고,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 30분 정도 올라가자, 거기서부터는 능선을 타고 오르는 좁은 길. 밧줄을 매어놓은 조금은 험한 길. 거기서부터, 봉우리를 몇 개 넘자 드디어 정상이었다. 446. 딱 한 시간 걸린 산행이었다. 높은 곳에서 나무에 매달린 채 누렇게 말라 시들어가는 나뭇잎들이 가을이 깊어지고 있음을 겨울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높이 812.3 미터인 정상에서 야호를 두어 번 하고, 배낭에 넣어둔 캔 맥주를 꺼내 시원하게 한 잔하고. 또 망원경을 꺼내 푸르게 펼쳐진 주변의 산야를 한 번 둘러보고. 그리고는 하산을 서둘렀다. 누군가 버려둔 음료수 병도 챙겨서.

천마산 산행에서 가장 특색 있는 것이라고 여겼던 철제 다리도 괜실히 한 번 건너보았다. 계곡 사이를 가로질러 놓은 50여미터는 될 다리. 계곡 중간에 서자, 물이 거의 마른 작은 폭포가 다리 아래로 보였다. (올라갈 때는 이 철제 다리의 왼편 등산로로 올라왔는데, 내려 갈 때는 반대편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또 시멘트로 만들어 놓은 긴 계단도 뛰어 내려왔다. 도착 시간 546.

표고에 비해 짧은 산행이었다. 커다란 특색은 없었지만, 오랜만에 운동을 하게 해준 산행.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29 -30, 여정  (0) 2020.09.30
미정  (0) 2020.09.09
소백산 철쭉제(010602)  (0) 2020.06.28
금수산 등반, 그 외(010526-27)  (0) 2020.06.28
치악산 등반기 (010519)  (0) 2020.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