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가 직접 각본을 쓴 이 영화는 명나라가 언급되는 것으로 보아 16세기 정도를 그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 듯하다(인터넷을 조사해보니 무로마치 막부 후기가 그 시대적 배경이고, 영화에서도 드러나듯 일본 국내 정세가 굉장히 혼란스러운 그런 시기였다). 이 영화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나 [천공의 성 라퓨타]처럼 환경 문제가 핵심 주제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인간이 자연을 개발해 나감에 따라 숲과 또 동물의 영역을 침범, 훼손하는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것이 중심 내용이다. 자연을 훼손하더라도 인간의 생존이 중요하다고 보는 에보시가 한 쪽에 있다고 한다면, 인간이지만 늑대의 무리 속에서 자라나 인간을 증오하는 산이 다른 한 쪽에 있으며, 에미시 족의 왕자인 아시타카는 이 둘의 조화를 꾀하는 그런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 문제는 현대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이고 전 인류가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문제이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해결이 가능한지조차 장담할 수 없지만) 당장의 경제적 손실과 천문학적인 비용이 따른다. 인간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 자연을 개발하고 이용하는 것이 도를 넘어서 인간에게 재앙으로 다가오는 현실 앞에서 어떻게 해야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지극히 어려운 문제를 미야자키 하야오는 팬터지 시대극을 통해 우리에게 역으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어려운 문제에 손쉬운 답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에보시가 동물이나 숲에는 해로운 존재일 수 있으나, 타타라바라는 마을을 건설하여 매춘부나 나병에 걸린 사람들에게 생존할 근거지를 마련해 주었기 때문에 이 사람들에게는 은인인 그런 존재이다. 에보시에 대한 늑대와, 산과 멧돼지들의 적대감이 이해가 되면서도 그곳의 인간들로서는 자신의 생존의 터전이기 때문에 다른 방도를 생각하기도 힘들다. 타타라바에 대한 공격은 동물들로부터만 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사집단? 또한 이곳을 침공하여 인간들 사이에서도 끊임없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
생명력을 상징한다는 사슴신이 에보시에 의해 목을 잃었다가 다시 찾고 재앙에서 치유로 전환되는(그래서 아시타카의 저주도 해소되는) 과정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바라는 비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 중에서도 그 다층성이나 스펙타클한 요소, 주제의 심오함 등으로 특히 주목할 만한 영화가 아닌가 한다.
[참고]
아시타카(에미시 일족)
지보코
모로(늑대) 산(모노노케 히메)
에보시 - 멧돼지에게 총을 쏨 (타타라바 - 철의 마을)
사슴 신 - 저주
아이누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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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ki]
late Muromachi period (1336-1573) 후기 , Sengoku period, Warring States period
Mononoke - supernatural, shape-shifting beings that possess people and cause suffering, disease, or death. 원령- 원귀
사슴신 - 밤 a giant Daidarabotchi
[Theme] environment, sexuality, disability
the Chicago Sun-Times's Roger Ebert, "It is not a simplistic tale of good and evil, but the story of how humans, forest animals and nature gods all fight for their share of the new emerging order."
--- 충돌하는 가치들
(제임스 카메론 -- 아바타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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