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그밖의영상들

이창동 - 초록물고기(1997)

by 길철현 2021. 7. 31.

[장기 프로젝트로 홍상수의 영화를 데뷔작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부터 하나씩 재시청을 하고 글을 써볼 생각이었으나, 며칠 전 우연히 이창동 감독의 [버닝]을 세 번째로 보고 일단 그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2008년도에 그에 대한 관심으로 그의 소설집 두 권, [소지]와 [녹천에는 똥이 많다]를 읽고 그 내용과 간단한 평, 그리고 그의 첫 영화인 [초록물고기]에 대한 감상 후기도 적어 두었으니 시간이 많이 지나긴 했으나 그 때의 작업의 연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듯하다. 거기다 홍상수의 영화는 28편이나 되는데 반해(작업을 해나가는 중에 그 편수가 더 늘 수도 있으리라) 이창동은 고작 여섯 편에 지나지 않아서 심적인 부담감이 적다.] 

 

(210803)

 

이창동의 감독 데뷔작인 이 작품은 누아르라는 장르를 차용하면서도 비정하고 부도덕한 사회속에서 한 인물이 어떻게 파멸되고 마는지를 잘 담아내고 있다. 1990년대는 신도시들이 본격적으로 건설되던 그런 시기인데, 정작 그곳의 원주민은 그러한 개발에서 혜택을 받기보다는 오히려 소외되는 모습도 드러난다. 거기다 이 영화뿐만 아니라 그의 소설 혹은 8,90년대까지의 문학 작품들에서 흔히 그러하듯 이 작품에서도 아버지의 부재는 기본값처럼 작동한다(그 이후는 어떻게 전개되는지 잘 모르겠는데).

 

학벌도 별다른 기술도 없는 전역자인 막동이(한석규)가 자해를 하면서까지 조폭의 일원이 되고, 보스의 애인과의 사랑을 꿈꾸지만, 급기야는 살인까지 저지르고 그로 인해 살해당하고 마는 일련의 전개는 어쩌면 진부하게 비칠 수도 있지만 이창동은 그것을 설득력 있게 살려낸다. 그것은 영화의 장면들이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이기도 하고, 한석규뿐만 아니라 문성근, 심혜진, 송강호등의 뛰어난 연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성근으로 대변되는 조폭들의 비정함과 악은, 잔돈을 떼어 먹는 경찰이나, 자신의 아내가 저지른 불륜에 대한 보복을 사주하는 경찰 간부, 성 상납을 받는 검사 등의 모습에서 사회 전반으로 확장되어 관객에게 다가온다. 그 때 관객은 이 타락한 세상에서 어떻게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해체된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조그만 식당이나 운영하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막동이의 꿈은 그가 죽고 나서야 이루어지게 되는데, 우연히 이 식당을 찾은 배태곤과 그의 아기를 임신한 해미의 모습에서, 우리는 악인이면서도 적자생존의 밀림에서 살아남은 자와, 그에게 기생하면서도 사라진 자를 기억하는 낭만성--그 낭만성은 정말 낭만성에 지나지 않는 듯하지만--을 동시에 보게 된다.    

 

 

[참고]

 

[버닝]과의 유사점. 아버지의 부재(폭망한 아버지). 신도시 개발. 심해진. 오프닝씬 

기차의 의미

 

 

 

[KMDb 안시환 평 볼 것]

 

이창동의 데뷔작 <초록물고기>(1997)는 흔히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로 불렸던 2000년대 한국영화의 이정표를 제시한 작품이다. 한해 먼저 개봉한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홍상수, 1996)이 비 장르적인 작가주의 영화의 계보에 위치한다면, <초록물고기>는 작가적 성향을 짙게 드러내면서도, 그것을 장르 영화의 관습으로 풀어내곤 했던 2000년대 한국영화의 흐름을 선취하고 있다.

리얼리즘

공간의 힘 - 일산과 영등포

막동이는 근대적 도시의 완성, 또는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짓밟고 망가뜨려야 했던 모든 것이고, 그것이 바로 ‘초록물고기’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종화] 대중영화와 작가주의 노선의 완벽한 만남

1990년대 중후반 - 문화의 시대/

1995년 1월 - 모래시계/ 서태지와 아이들 - 시대유감

‘장르적인 것’과 ‘작가적인 것’의 이질적 공존을 가능하게 한다. 또는 사회적 주제와 영화적 표현 사이의 탁월한 균형감각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그곳에서 파멸해가는 순수한 주인공을 통해 관객과의 정서적 공감대를 구축해간다.

 막동이가 초록물고기의 사연을 관객에게 알려주는 공중전화 박스 신도, <열혈남아>(왕가위, 1988) 같은 홍콩영화와 <게임의 법칙>(장현수, 1994)을 경유해 이창동만의 것으로 수용되었다. 

 

 

 

조폭 영화

깡패수업, 1996

카리스마, 1996

장미빛 인생, 1994

달은 . . . 해가 꾸는 꿈, 1992

장군의 아들, 1990

왜? 1974

 

영등포의 밤, 1966

현금은 내 것, 1965

장군의 아들, 1990

약속, 1998

우아한 세계

비열한 거리, 2006

범죄와의 전쟁, 2011

 

 

일산 신도시(대곡) 1989년 -- 1996년

 

 

 

 

 

 

 

[2008년에 적은 감상문]

 

*초록물고기 (1997)

출연 배우 : 한석규 --막동

심혜진--미애

문성근--배태곤

 

[내용]

군에서 막 제대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던 막동은 우연히 기차간에서 미애를 만나 그녀의 자주빛(장미빛) 스카프를 갖게 된다. 원래 시골이었던 막동이의 고향은 신도시 개발로 고층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선 상태였다. 가족들은 모두 밥벌이에 바쁜 상태이고, 막동 역시도 미애를 통해, 그녀의 애인이자 조직폭력배 보스인 배태곤의 도움으로 일자리를 얻게 된다.

막동이에게 깡다구가 있음을 알게 된 배태곤은 막동이에게 자해 공갈을 벌이도록 사주하고, 고민하던 막동이는 그 일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여 정식으로 조직의 일원이 된다. 막동이는 배태곤을 형님으로 모시고 조직의 일에 충실하며 미애와의 사랑도 키워나가는데, 갑자기 배태곤의 보스였던 김양길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두 조직 간의 세력 다툼으로 복잡해진다. 배태곤의 조직이 점점 위축되어 가자, 배태곤의 사주로 막동은 김양길을 죽인다. 배태곤은 김양길을 죽이고 숨어있던 막동을 무자비하게 살해하고 만다.

---

막동이 죽고, 막동의 가족은 막동의 소원대로 옛집을 헐고 그곳에서 식당을 하게 된다. 어느 날 우연히 이곳에 들른 배태곤과 미애. 임신한 미애는 그 집이 막동이의 집이라는 걸 알고 오열을 한다.

 

[시놉시스] 퍼온 글

막 군에서 제대하고 고향행 기차에 오른 막동은 우연히 기차 안에서 미애를 만나 그녀의 장미빛 스카프를 줍게 된다. 논과 밭은 모두 사라지고 빽빽히 고층 아파트들이 늘어선 고향과 뿔뿔이 흩어진 식구들을 뒤로 하고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던 막동은 우연히 한 나이트 클럽에서 그 클럽의 가수인 미애와 재회하게 된다.

 

미애는 자신의 정부인 조직 폭력배 보스 배태곤을 통해 막동의 일자리를 얻어준다. 주차장에서 일하게 된 막동은 어느날 배태곤의 조직으로부터 청탁을 받게 되고 고민 끝에 일을 해낸 뒤 정식으로 조직에 들어가게 된다. 막동은 태곤을 형님처럼 모시며 충성을 다하고 미애와의 사랑도 키워가지만 갑자기 배태곤의 옛 보스 김양길이 나타나면서 상황은 어려워진다. 배태곤의 조직은 와해되고, 막동은 결국 배태곤을 위해 김양길을 죽이기로 한다. 막동은 김양길을 죽이고 미애와 떠나려 하지만...

 

[]

소설가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그리고 드디어 감독으로 변신한 이창동의 첫 번째 작품. 이 작품은 이창동 특유의 현실을 포착해 내는 능력--이를테면 신도시의 개발로 사라져 버린 시골의 모습, 그렇다고 그 토착민에게는 별다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것이나, 또 아주 유쾌하게 그려낸 교통경찰의 비리 장면 등--이 살아나면서도, 조폭 세계라는 흔한 소재나 주인공의 성장과 죽음이라는 다소 진부한 전개(그렇긴 하지만 이창동은 그 세계를 영화가 허락하는 한 현실감 있게 그려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등은 영화의 상업적인 측면을 많이 반영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까 이창동은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작품의 흥미를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막동이의 가족의 모습에서 보이는 지리멸렬한 일상생활의 모습은 막동이가 뛰어든 조폭 세계, 나이트클럽으로 대변되는 그 화려함과 사랑과, 폭력, 그리고 결국에는 서로 죽고 죽이고 마는 밤의 세계, 혹은 극적 세계와 대비되면서 작품에 흥미를 더한다. 어느 쪽만 부각되었어도 이 영화는 지금처럼 그렇게 살아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이 영화는 그다지 깊이 있는 세계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세계는 너절한 일상과 한 청년의 애련한 사랑과, 살인과 죽음 이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막동이와 미애, 문성근의 관계는 프로이트 식으로 보자면 오이디푸스적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어머니를 향한 금지된 사랑의 결과로 아버지로부터 죽음을 당한 어린 아이의 환상의 산물이다. 이런 구도는 [달콤한 인생]에서도 드러난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잘 만든, 그러나, 좀 더 깊이 있는 이후의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예고편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개]

 

대곡역(서울에서 화정역 다음)

큰 버드나무가 있는 집

부재한 아버지 (아버지의 부재)

텔레비전 - 강호동

큰형 - 뇌성마비

(일산 신도시)

 

막동 - 미애

 

젊은 놈이 꿈이 있어야지

(문성근 - 한석규/ 문성근 - 유아인)

배태곤

종잡기 힘든 심혜진/ 자기 기분대로 / 우울

심혜진 춤추는 장면

공감이 잘 안 되는 어머니

스물여섯 

아버지 계실 때 좋았잖아

김향길(명계남)

경찰 과장 -- 바람난 마누라(교회 집사)

순진한 사람

채찍질한 흔적/ 폭력성

엄마 생일 나들이 - 싸움으로 끝남. (보문인쇄 백석 교회)

니가 인생을 알아

경찰/ 검사/ 공권력의 부패, 상납

-----

 

바람이 분다에서 차용

느와르 어두움 흑 Noir 암흑가를 다룬 영화

김병돈 - 잃어버린 정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