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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

이수익 - 구절초

by 길철현 2016. 8. 30.

구절초

          - 이수익 -

 

저 꽃잎이며 잎새들

퇴색으로 무너지는 가을 들판

저만 홀로 하얀 소복으로 서 있는

구절초.

 

죽은 내 친구 마누라쯤 되나 ?

마주대하기 난감한 그 꽃들

새하얀 슬픔으로 정장한 채

눈물나는 이 계절의 문간 앞에 서서

고개 수그리며 날 마중하는,

 

,

꼭 그런 문상길 같은

어느 늦가을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