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매미
박용래
어디선가
原木 켜는 소리
夕陽에
原木 켜는 소리
같은
참매미
오동나무
잎새에나
스몄는가
골마루
끝에나
스몄는가
누님의
반짇고리
골무만한
참매미.
[먼 바다], 창비
*참매미의 울음 소리를 ‘원목 켜는 소리’에 빗댄 것에 일단은 주목하게 된다. 그 소리가 오동나무 잎새나 골마루 끝에 스며있는가? 그 울음의 정체성을 묻고, 다시 참매미의 크기를 누님의 골무와 비교하고 있다. 몇 마디 안 되는 말이고, 시상도 단순하다. 매미의 울음이 순간적으로 촉발시킨 정서--거기엔 약간의 서글픔이 배어있다--를 표출한 시.